이 대통령 말에 빵 터지고 룰라와는 눈물…울고 웃은 G7회의 막전막후 : zum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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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두 분(이재명 대통령과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워낙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셨어요. 그래서 빵 터진 부분은…" (대통령실 관계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17일(현지 시간)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가운데 이 대통령과 해외 정상들 간의 뒷이야기들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격이 없는 대화를 이끌며 각국 정상들을 때로는 웃게, 때로는 눈물 짓게 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G7 정상회의가 열렸던 캐나다 캐내내스키스 인근 캘거리에서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졌다. 이번 일정 중 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G7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했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정상 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라마포사 대통령은 정치적 이력이 비슷하다"며 "이를테면 여러 가지 핍박받던 상황에서 정치를 시작했던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22살 인종차별 투쟁에 투신해 끝내 대통령직에 오른 인물로 알려졌다.

비공개 대화 중 큰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라마포사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언론을 통해 봤다고 말하면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크게 웃으면서 당시 분위기를 재미있게 전달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라마포사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갑자기 남아공의 흑인 급진 좌파 정치인에 의한 집단 백인 농부 학살 의혹을 제기했다. "불을 꺼달라"며 관련 영상 자료도 틀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우리 정부 정책이 아니다"며 "오히려 대부분의 살인 피해자는 흑인"이라고 했고 이날 정상회담은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G7 정상회의 기념 촬영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라마포사 대통령이 통역 없이 대화한 장면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대통령은 원어민 수준은 아니나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G7 회의 기간 "Nice to meet you"(만나서 반갑다) 등의 표현을 구사하며 각국 정상들에 다가갔다.

[카나나스키스(캐나다)=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51차 G7 및 초청국 정상 단체사진 촬영에 입장하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6.18.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같은날 이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정상 회담에서도 큰 웃음이 나왔다. 따뜻한 분위기 속 대화가 진행되던 중 앤서니 총리가 "대통령은 바뀌었는데 통역관은 그대로"라고 말했고 두 정상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 대통령과 정상 회담 후 자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행사 브로셔에 들어간 이 대통령 사진을 보게 됐다고 한다. 룰라 대통령은 "실제로 보니 더 'younger'(젊어) 보인다" "더 어려보이니 사진을 바꾸는 게 좋겠다"고 말해 큰 웃음이 터졌다.

각국 정상들의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도 나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 기준 19살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잘린 경험을 얘기했고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은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 시절 야구 글러브 공장에선 소가죽 원단을 누르는 프레스 기계에 왼팔이 눌려 평생 '굽은 팔'로 살아야 했다. 페인트 공장 등을 거치며 후각도 나빠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 대통령이 어려운 역경을 딛고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low class'(저소득층)에서 성장한 것으로 아는데 나도 비슷하다. 가난한 집에서 성장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두 정상 간 대화는 한차례의 쉼 없이 이뤄졌다고 한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이 대통령은 이같이 각국 정상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대화를 하면서도 실속을 챙기는 '실용 외교'도 구사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기아차가 브라질에 진출한 사실을 거론하며 산업적 측면에서 브라질과 협력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는 G7 정상회의를 잘 준비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K(케이)-방산(방위산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의 모든 정상들과 에피소드가 있다"며 "이 대통령이 매 순간 재치있는 말씀을 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대화가 길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박3일 간의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9일(한국 시간)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