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추이/그래픽=이지혜 |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최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비은행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재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 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각 보험사에 "가계대출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아직 보험권 내 뚜렷한 이상 징후는 없다고 판단하지만 은행권 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만큼 보험권도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총량 기준이나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으나 대출 증가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3월 말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 대출채권 잔액은 267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000억 원 감소했다. 그러나 가계대출은 134조9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늘었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1조1000억원을 차지해 증가세를 이끌었다.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 원 증가해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증가)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9영업일 만에 2조7609억원 증가하며 금융당국의 현장점검 예고 등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대출 증가 흐름이 과거처럼 비은행권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 은행권에 대한 총량 규제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가 시행된 이후 보험업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현실화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에 보험업계는 자체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은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다주택자에 대해 0.5%포인트 가산금리를 부과 중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 일별 물량 관리를 통해 대출을 조절하고 있다"면서 "추가 조치는 시장 상황을 보며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초 완화했던 주택 보유자 대상 대출을 지난 3월부터 다시 제한했다. 회사 측은 "현재 추가 강화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대응 방향을 조정할 수 있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보험업권은 가계대출 증가 추이와 주담대 편중 현상을 예의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규제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내 대출 수요가 다시 급증할 경우 규제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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