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원, 대남연락소 될 우려” 與“사과하라“...이종석 청문회서 고성 충돌

국민의힘은 19일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향해 “성향이 너무 친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앞으로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대남 연락 사무소 기능으로 전락할지 걱정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사과하라”며 맞서며 한때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파기해야 한다고 한 인터뷰 등을 거론하며 “성향이 너무나 친북적이라는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을 보면 대한민국 안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며 “우리 국정원장님은 친북적이다, 이런 분이 국정을 이끄는 수장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을 지키는 기관으로 기능을 할지 아니면 대남연락소무소 기능을 할지에 대해서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국장원장 후보자를 대남연락소장이라고 지칭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수괴보호연락소장이냐고 부르면 좋으냐.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대남연락소장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이 대남연락기관이 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 국정원장이 어떤 시각을 갖고 보느냐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인식을 여쭌 것”이라고 맞섰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친북’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이날 권영세 의원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께서 후보님을 자주파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질의했고 이 후보자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주파도 동맹파도 아닌 그냥 실익을 따라왔다”며 “박지원 (정보위) 위원님께서 국민들께 철학을 쉽게 설명드리려고 그런 표현을 쓰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종석(오른쪽)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몇 년간 계속된 6인회라는 모임이 있다”며 “임동원, 정세현, 문정인, 이종석, 서훈, 박지원이 멤버”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다 같이 한두 달에 한 번씩 오찬을 하면서 서너 시간씩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해온 사이”라면서 “상당히 자주파들”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권 의원이 ‘자주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한 나라가 나름대로 보다 더 주권 국가처럼 당당하게 사는 것”이라며 “그것 원하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자주파라고 불릴 만한 행동이나 주장은 없었느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선 “20년 전에도 보수적인 데에선 저를 자주파라고 비난했고 진보적인 데에선 동맹파라고 비난했다”며 “어차피 국익에 따라 대통령 모시고 일하다 보면 양쪽을 다 가게 된다”고 했다.

[이해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