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첫날부터 매진...누가 왔나 봤더니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는 개막 전부터 수십미터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손에 책을 담을 가방을 들고 있는 학생이나 아기를 안은 부부, 스마트폰으로 관심 있는 작가의 팬사인회 정보를 찾아보는 팬들이 입장을 기다렸다. 도서전을 찾기 위해 아침 일찍 전주나 부산, 청주 등 지역에서 출발했다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18일 막을 올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17개국에서 534개 출판사·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역대급' 규모로 열리면서 개막 전부터 모든 표가 조기 매진됐다. 현장 예매가 중단되면서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를 하지 않은 관람객들은 도서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5일간 15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도서전을 찾을 전망이다.

가장 큰 이목을 끈 것은 주요 출판사·온라인 서점이 차린 전시 부스다. 인기 서적이 전시됐고 유명 작가의 팬사인회가 열리는 김영사나 창비 전시관에는 부스를 3~4바퀴 두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SNS로 '인증샷'을 남기려는 관람객들 때문에 이동이 어려울 정도였다. 전시관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3~4시간 만에 수천명이 넘게 방문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부스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책과 관련된 굿즈(상품)도 인기가 많았다. 향수나 열쇠고리, 책갈피 등 굿즈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나 두 손을 잡은 20대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3만~4만원으로 책값보다 비싼 굿즈에도 거침없이 지갑이 열렸다. 출판업계는 굿즈를 장기적 매출 확대 상품으로 보고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온라인서점인 예스24가 한 해 제작하는 굿즈는 96종이며 제작 수량은 65만개에 달한다.

초대 라인업도 화려하다. 이날 오후 '평산책방' 부스에 참가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외에도 박찬욱 영화감독,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세돌 바둑기사와 박정민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가 도서전을 찾는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오후에 방문하는 초대 인사들을 보기 위해 오전부터 '오픈런'을 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대만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등 출판 강국이 차린 국제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대만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다. 23명의 작가 및 창작자와 20여명의 출판 관계자가 참석해 북콘서트와 사인회, 대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 모습. / 사진 = 오진영 기자.

정부는 독서 문화를 일상에 뿌리내리기 위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는 출판사를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131개 출판사의 프로그램 운영과 홍보를 돕는다. 우리 출판사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 30개 출판사와 에이전시 등 100개사의 도서전 참관도 지원할 예정이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도서전은 책 축제인 동시에 출판산업 박람회"라며 "언제나 '믿을 구석'이 되어 준 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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