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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이 2022년 열린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지난 3월 27일 휴스턴 오픈 1라운드.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이경훈(34)이 첫 4개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 리더보드 맨 위로 올라왔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는 나머지 홀에서 보기 5, 더블보기 2개에 버디 2개로 7타를 잃었다.
다음 날 아침 기권했다는 발표에 다들 놀랐다. 이경훈은 PGA 투어에서 기권을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경훈의 모토는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이다.
그런 그는 조용히 PGA 투어에 병가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재활하고 있다.
18일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이경훈과 줌으로 화상 인터뷰를 했다. 표정이 3월과는 확 달라졌다. 얼굴도 날렵해졌고 표정도 밝았다.
-기권을 거의 안 하지 않았나.
“맞다. 운동선수는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배웠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디가 부러진 게 아니면 계속 경기했다. 지금까지 기권이 두 번 정도였다.”
-얼마 만에 한국에 갔나.
“3년 만이다. 이전까지는 매년 겨울 갔는데, PGA 투어 제도가 바뀐 이후 비시즌이 한 달도 안 된다. 또한 등수를 하나라도 높여야 나갈 수 있는 큰 대회가 많아진다. 시간을 아껴 집중하고 준비하려고 했다.”
-한국 가니 뭐가 제일 좋나.
“먹거리가 달라지고 부모님도 보고 친구도 봐서 좋다. 두 딸(유나, 리나)이 이제 말도 잘한다. 딸들 크는 모습 볼 시간이 많아서 좋다. 그동안 내가 왜 한국에 안 왔을까, 후회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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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터뷰를 하는 이경훈. 줌 캡쳐 |
-선수 생활하면서 쉬어본 적이 있나.
“비시즌엔 처음이다. 일본 투어 뛸 때는 시즌 후 시간이 좀 있긴 했는데 미국에 와서는 비시즌도 별로 쉴 틈이 없다. 이렇게 오래 쉰 것도 당연히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