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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도 인정한 간첩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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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왼쪽)./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왼쪽)./뉴시스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현행법상 적국(북한) 외에 외국을 위한 간첩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 정부는 작년부터 형법 98조에 규정된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미국을 포함해 대부분 나라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간첩죄의 정상화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도 이에 동의해 관련 법안이 국회 법사위 소위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에서 갑자기 “악용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 ‘악용’이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는 누구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간첩죄 정상화 논의가 시작된 것은 작년 중국인에게 포섭된 국군정보사 군무원의 기밀 유출 때문이었다. 간첩임이 명백한데도 북한이 아닌 중국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간첩 아닌 다른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간첩죄는 최고 사형까지 가능하지만, 군사기밀 누설죄는 10년 이하 징역 등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작년 6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인들이 국내에서 군부대 등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건은 모두 11건이었다. 이런 일이 증가하는 것은 한국에서 간첩 행위를 해도 간첩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좌파 단체들은 “국정원의 권한 남용으로 간첩 혐의자를 양산하고 민간 사찰 등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과도 간첩과 같은 행위를 해왔다는 말인가.

미국·일본·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적국뿐 아니라 외국을 위한 간첩 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두고 있다. 반면 한국 형법의 간첩죄는 1953년 이후 72년째 한 글자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 피아 구분이 없는 안보와 기술 전쟁에 우리만 70년 전의 방패를 들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이 ‘간첩 천국’이라는 말이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종석 후보자는 한미동맹파와 대립했던 자주파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 후보자조차 간첩죄 정상화에 찬성한 것은 이 문제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만시지탄이지만 이 후보자의 옳은 판단을 평가한다.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신속하게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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