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받던 이한주 위원장, 기획재정부 질책…“공약 이해도 부족”

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2분과 종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100대 국정 과제를 선별하고 5년간 청사진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가 18일 세종시를 찾아 부처별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격차 해소가 새 정부의 핵심 과제”라며 격차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주문하면서 “업무보고 내용이 충실하지 않다”고 기획재정부를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경제1분과)에서 “수요 주도 형태나 건설업을 앞세우는 게 아니라 우리 기술로 선도하고 창조하는 비전으로 가야 한다”며 “이 와중에 한국 경제가 가진 독특한 현상인 업종별·지역별·규모별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체질의 변화를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 과정에 격차 해소를 통한 사회 통합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기재부는 이어진 업무 보고에서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어려운 여건에서 재정이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이른 시일 안에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거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100조원 규모 투자 활성화 방안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보고 내용에 대해 이 위원장은 오후에 진행된 업무보고 도중 “불편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2017년도 업무보고에 비해 공약에 대한 이해도와 충실도가 좀 떨어진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시간도 비슷했고 상황도 비슷했다”며 “공약과 관련된 업무보고 내용이 덜 충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중에 부족한 내용이 있으면 보완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는데 당시 경험에 비춰 보고가 부실하다고 질책한 셈이다.

이날 기재부 외에도 국무조정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여성가족부·교육부 등 정부부처 13곳 업무보고가 내내 이어졌다.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서도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 방안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방안, 윤석열 정부 당시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방안 등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과기정통부는 또 에스케이(SK)텔레콤 해킹 사고를 계기로 최근 경각심이 부쩍 높아진 사이버 보안과 관련한 국가 역량 강화 방안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국정기획위는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마무리하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티에프 팀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중진 의원을 팀장으로 내세우면서, 기획재정부 예산 기능 분리 및 검찰 수사·기소 권한 분리 등 첨예한 논쟁이 예상되는 개혁 방안을 조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정부조직개편 티에프 차원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과 방향성, 국민적 수요를 파악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선담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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