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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애니'부터 '퀴어'까지 다양성 빛난 외화...韓영화는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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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외화'들이 지킬 6월 셋째주 스크린이다. 언제 개봉하든 기대를 모았을 작품들이 가장 필요한 시기 등판하는 것. '애초에 좋은 영화만 바다를 건너 온다'고 표현되는 것처럼 국내 극장에 걸리는 외화들은 전문가들이 고르고 골라 선택한 작품인 만큼 재미와 작품성면에서 신뢰의 타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여름 시장에 앞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한국 영화의 빈자리를 채울 명작의 향연도 여지없이 반갑다.

비수기 시즌에도 다양성을 잃지 않은 외화는 18일 믿고 보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 19일 좀비물의 역사를 새로 쓴 '28일 후'의 18년만 정통 후속작 '28년 후', 20일 007 시리즈를 이끈 다니엘 크레이크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손 잡은 '퀴어'가 줄지어 개봉한다. 이에 비해 한국 영화는 18일 '차은우 브이알 콘서트: 메모리즈', 20일 '악의 도시' 정도를 주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사실상 셧다운이다.

다채로운 외화, 전통은 지키고 도전은 과감하게





18일 개봉한 '엘리오'는 지구별에서 나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 영화. 디즈니·픽사가 낳은 수작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와 '엘리멘탈'의 뒤를 잇는 이른바 어른이 애니메이션으로 관심 받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이 다룬 슬픔, '인사이드 아웃 2'가 주목한 불안에 이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집중하는 만큼 벌써부터 공감의 눈물을 예고한다.

부모님을 잃고 고모와 함께 살고 있는 11살 소년 엘리오는 자신의 존재가 고모에게 짐이 될 것 같아 가까이 가지 못하고 거리를 둔다. 지구에서는 가족도 친구도 없다고 생각하는 외톨이 소년은 우주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한다. 그러던 중 다양한 행성으로 이뤄진 은하계에서 자신처럼 외로워하는 특별한 친구 글로든을 만나고 오래 간직해온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현실에서는 외톨이지만 우주에서는 얼떨결에 지구 대표가 된 엘리오는 종횡무진 활약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외계 생명체 글로든 역시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들 터. 실제 개봉 첫 날부터 입소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엘리오'는 CGV 골든에그지수 99% 출발을 알려 또 하나의 디즈니·픽사 대표작 탄생을 기대케 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개봉 전 전체 예매율 1위에 등극한 '28년 후'는 좀비 신드롬의 정통성을 잇는다. 북미에서도 티켓 판매 24시간 만에 올해 공포 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했고, 제25회 골든트레일러어워즈에서는 최우수작품상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하면서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좀비 영화의 새 지평을 연 '28일 후'가 18년 만에 '28년 후'로 돌아와 시리즈의 힘을 보여 줄 예정이다.


'28년 후'는 28년 전 시작된 바이러스에 세상이 잠식당한 후, 일부 생존자들이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홀리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크가 난생 처음 섬을 떠나 바이러스에 잠식당한 본토에 발을 들인 후 진화한 감염자들과 마주하며 겪는 극강의 공포를 그린다. '28일 후' 대니 보일 감독과 알렉스 가랜드 각본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 킬리언 머피를 총괄 프로듀서로 조디 코머, 애런 존슨, 랄프 파인즈 등 배우들과 함께 확장된 세계관을 전한다.

대니 보일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에는 본능적인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의 한계치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면서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체험을 선사하고 싶다. 후속작을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소니픽쳐스코리아는 멀티플렉스 극장 3사와 함께 영화를 10년 전 가격인 1만 원에 볼 수 있는 '분노 백신 만 원 티켓' 프로모션을 진행, 영화 산업에 특별한 힘을 더했다.







기획·제작 단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 영화 '퀴어'도 드디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1950년대 멕시코시티,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작가 리가 아름다운 청년 유진에게 빠져들면서 시작된 사랑의 에필로그를 그린 작품. 퀴어 영화의 새 바이블이 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007 시리즈를 대표하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합작품으로 글로벌 주목도를 높였다. 제목부터 확고한 정체성을 확인 시킨다.


30년을 준비해 3개월만에 완성된 서사도 흥미롭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17살 시절 윌리엄 S. 버로스의 소설 '퀴어'를 처음 읽고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20년 전부터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의 협업을 희망해 왔다고 밝혔던 바, 그야말로 기다리는 자에게 서로가 서로의 복덩이가 됐다.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무의미한 일상을 이어가는 작가 리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는 "내가 보고 싶고, 만들고 싶고, 출연하고 싶은 영화다"라는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티모시 샬라메에 이어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매의 눈으로 선택한 신예 드류 스타키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약 300명의 배우 연기 영상을 검토한 끝 합격 목걸이를 건넸다. 리가 첫눈에 반해 끈질기게 애정 공세를 펼치는 유진으로 분한 드류 스타키는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주얼을 무기로 시종일관 마음을 짐작할 수 없는 행동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3시간 30분의 최초 편집본을 감독판으로 선물 받을 수 있게 될지, 관객들의 반응과 흥행 레이스를 특별히 더 응원케 한다.

이와 함께 18일 스릴러 '클리프행어 리마스터드', 애니메이션 '기빗올: 우리들의 썸머', 공포 '탐정 키엔: 사라진 머리', 코미디 '니캡' 19일 범죄 '왓 리메인즈' 등 외화도 개봉한다.


여름시장 준비…한국 영화는 잠시 숨고르기




'야당' 흥행 이후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영화는 6월 초 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기대작 '하이파이브' '소주전쟁'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사기가 다소 빠진 상황이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시장 직전 찰나의 시기마저 보릿고개가 된 셈. 소소한 영화들이 꾸준히 극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개봉에 의의가 있는 수준. 이에 6월 셋째주는 깔끔하게 휴식 선언을 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생존과 상생을 위한 실험적 시도들은 박수를 부른다. CGV는 18일 차은우의 첫 번째 VR 콘서트 '차은우 VR 콘서트 : 메모리즈(CHA EUN-WOO VR CONCERT : MEMORIES)'를 단독 개봉시켰다. 초고화질 12K 실사 촬영, AI 기반 영상 프로세싱, 언리얼 엔진 기반 VFX 기술 등 최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후문.

작품은 설렘, 사랑, 이별, 기억이라는 감정의 서사를 담은 한 편의 로맨스 판타지로 구성, 단순 공연 감상을 넘어 추억의 물건, 사진, 장소 등 다음 장면의 단서가 되는 요소를 관객들이 직접 선택해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을 함께 만들어가는 인터랙티브 콘텐트다. 58분간 눈앞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아티스트 차은우를 만나는 압도적 몰입감을 만족도로, 더 나아가 타 아티스트과 팬덤도 원하는 콘텐트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길 바라게 한다.





20일 개봉하는 '악의 도시'는 선의를 믿는 유정(한채영), 믿음을 거부하는 강수(장의수), 사람을 이용하는 선희(현우성)가 얽히며, 죽이거나 죽어야만 끝나는 파국적인 관계 속에서 인간 본성의 심연을 파헤치는 소시오패스틱 스릴러다. 믿었던 누군가로 인해 나의 삶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두려움을 정교하게 그려낸 서스펜스가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한 사람의 선의가 어떻게 조작과 파괴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따라가며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감정의 균열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최근 진행 된 언론시사회에서는 작품 자체보다 출연 배우 김혜은의 정치적 발언이 조금 더 이슈화 됐지만, 개봉 후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붕괴를 호기심으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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