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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마초의사춘기 대표가 그리는 자연 기반 공간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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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 시장의 고질적 문제점들이 하나둘 해결되고 있다. 획일적 식물 배치와 일회성 이벤트 공간, 브랜드 정체성 부재로 점철된 기존 업계에 '감정 설계'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들고 나타난 기업이 있다.

마초의사춘기는 LG와 마이바흐, 크래프톤 등 굵직한 브랜드들이 줄지어 손을 내미는 곳이다. 이 회사의 김광수 대표를 만나 그들만의 전략과 한계, 전망을 들었다.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모순의 철학'

서초구 한 빌딩에 자리한 마초의사춘기 사무실. 김광수 대표(40)가 이끄는 20명의 팀원들이 저마다 전문성을 들고 모여 있다. 건축가, 조경사, 미디어 아티스트, 브랜드 기획자까지. 이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기존 플랜테리어 업계의 상식을 뒤흔든다.

김광수 대표가 창업한 마초의사춘기는 회사명부터 범상치 않다. 상반된 개념을 조합한 이 이름에는 창업자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기존 플랜테리어 시장의 문제는 '식물을 갖다 놓으면 끝'이라는 인식이었죠. 브랜드의 고유한 정체성은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인 녹색 공간만 양산해왔거든요." 김광수 대표의 지적은 날카롭다. 실제로 국내 플랜테리어 시장은 연평균 15% 성장하고 있지만, 업체 대부분이 단순 식물 임대나 배치 서비스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마초의사춘기의 접근법은 다르다. '공간에 자연을 더하다'는 슬로건 아래 브랜드 서사와 감정을 자연이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강함과 유약함, 본능과 감성이라는 모순적 요소를 하나로 아우르는 회사 이름처럼.




데이터로 증명되는 차별화 전략

이런 접근법이 단순한 마케팅 레토릭이 아님은 성과로 입증된다. 올해 상반기 마초의사춘기가 참여한 프로젝트들의 고객 체류시간은 일반 매장 대비 평균 40% 증가했다. LG 베스트샵 리뉴얼 매장의 경우 방문자 재방문율이 기존 대비 25% 상승했다는 것이 LG 측의 설명이다.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브랜드와 어떻게 소통할지까지 설계해야 진짜 가치가 생기죠." 김광수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마초의사춘기의 작업 과정은 기존 업체와 확연히 다르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브랜드 철학과 타깃 고객의 감정 여정을 분석하는 데만 전체 기간의 30%를 할애한다. 이후 자연 요소를 활용한 '서사 설계'를 통해 몰입 가능한 세계관을 구축한다.


글로벌 사례와의 차별점

해외에서도 브랜드 중심의 공간 디자인은 주목받고 있다. 뉴욕의 'TeamLab' 같은 디지털 아트 기업이나 런던의 'Glithero' 같은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비슷한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하지만 그는 "자연을 매개로 한 감정 설계는 우리만의 독자적 영역"이라고 자신한다.

마이바흐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 고급차의 럭셔리함을 금색이나 대리석으로 표현하는 대신, 극지방과 화산지대, 정글이라는 '지구의 프리미엄 자연'으로 풀어냈다. 방문자들은 차량을 보기 전에 이미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구적 스케일의 럭셔리'를 체감한다.

토레타 월드나 LG 오브제 유니버스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상상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브랜드만의 고유한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와 도전

하지만 마초의사춘기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한계는 있다. 프로젝트당 기획 기간이 길고, 고도의 맞춤화로 인해 확장성에 제약이 따른다. 김광수 대표도 이 점을 인정한다.

"현재는 프로젝트 기반으로 운영되다 보니 매출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 플랜트 그룹으로 발전시킬 계획이에요."

마초의사춘기는 모듈형 공간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그동안 축적한 공간 데이터와 감정 반응 패턴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패키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수익 구조의 안정화와 확장성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셈이다.

또 다른 과제는 인력 관리다. 현재 20명의 직원이 건축, 인테리어, 조경, 미디어 등 각기 다른 전문 분야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을 하나의 철학으로 묶어내는 작업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직접 모든 디테일을 관리했지만, 조직이 커지면서 시스템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김광수 대표는 고민을 털어놨다.

지속가능성, 진정성인가 마케팅인가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마초의사춘기의 '지속가능성' 메시지도 주목받고 있다. 토레타 팝업에서 빈 병을 가져오면 식물을 나눠주고,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는 모든 식물을 참가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기획했다.

"처음부터 '폐기하지 않기 위한 디자인'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화려함 뒤에 폐기물이 남는다면 진짜 연출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광수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접근이 진정한 친환경 실천인지, 아니면 마케팅 포인트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조화나 플라스틱 소재도 적극 활용하는 마초의사춘기의 작업 방식을 두고 "자연을 표방하면서 인공재료를 쓰는 게 모순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광수 대표는 "진짜 자연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느끼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소재의 진위보다는 감정의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한다.

시장 확장성과 경쟁 구도

국내 체험형 공간 디자인 시장은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리고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간의 차별화'가 화두가 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마초의사춘기는 이 시장에서 '자연 기반 감정 설계'라는 독자적 포지셔닝을 확보했다. 하지만 경쟁사들도 만만치 않다. 대형 인테리어 업체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해외 디자인 스튜디오의 국내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 경쟁자도 늘어나는 게 당연하죠. 중요한 건 우리만의 차별점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김광수 대표는 위기보다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진출의 현실성

야심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도쿄, 방콕,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마초의사춘기 세계관'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듈형 실내외 수목원, 플랜테리어 기반 치유 병원, 그린 프랜차이즈 모델 등이다.

하지만 해외 진출의 현실적 장벽은 만만치 않다. 각국의 건축 법규와 안전 기준,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현지 파트너사 확보가 관건이다.

"싱가포르와 태국의 몇몇 업체들과 협의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게 쉽지 않네요." 김광수 대표의 솔직한 고백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마초의사춘기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공간 디자인 업계 관계자는 "감정 설계라는 개념 자체는 참신하지만,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안정화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브랜딩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브랜드들이 공간을 통한 경험 마케팅에 주목하는 시점에서 마초의사춘기의 접근법은 시의적절하다"는 분석이다.

김광수 대표는 "5년 후에는 자연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비타민'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갈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 병원, 학교 등 일상적 체류 공간에서의 자연 기반 디자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올해 도입한 '치유정원' 프로젝트나 롯데호텔의 '바이오필릭 디자인' 적용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마초의사춘기가 제시하는 '감정 설계'라는 화두가 단순한 트렌드로 끝날지, 아니면 공간 디자인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될지는 시간이 답해줄 것이다. 이들이 던진 질문 - "이 공간의 감정은 공감받을 수 있는가? 이 공간은 오래 기억될 수 있는가?" - 은 업계 전체가 고민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유행은 끝나지만, 자연은 지속된다는 그들의 슬로건처럼, 마초의사춘기가 만들어가는 변화도 지속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1기 기자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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