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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원내대표에 李대통령 축하 난 전달 -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국회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은 이날 송 원내대표를 만나 취임을 축하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17일 당 혁신위원회 구성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전날 선출된 송 원내대표는 당에 혁신위를 구성해 김 위원장이 앞서 제시한 ‘5대 당 개혁안’ 추진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개혁안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혁신위는 차기 당 지도부가 구성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김 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에 포함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시도 파동 당무감사’가 갈등의 불씨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친윤계 출신 구(舊)주류가 지원한 송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이 제안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에 제동을 걸면서 양측이 부딪치고 있다는 얘기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혁신위는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까지 포함하는 구조 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개혁안 추진 여부를 혁신위가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표 선출 직후에도 “김 위원장의 쇄신안에 대해서는 여러 의원의 견해가 다르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꾸려질 혁신위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 구성 방침과 관련해 “원내대표가 당을 바꿔보고자 하는 의지는 굉장히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제 거취가 결정되면 다음 지도부가 당대표 권한대행(송 원내대표) 체제거나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설 텐데 그 기구에서 다루는 게 맞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은 개혁에 대한 동력을 이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 동력을 이어서 다음 지도부로 연결하는 게 제 남은 과제”라고 했다. 혁신위 구성은 차기 당 지도부에 맡기고, 자기 임기가 끝나는 이달 30일 전에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개혁안에 대한 당원 지지를 확인하자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파동 당무감사’ 등의 5대 개혁안을 제안했으나 옛 친윤계 의원들이 반발하자 지난 13일 개혁안 추진 여부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는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당 쇄신 방향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새로운 당 개혁안을 계속 발표하면서 당원 여론조사 실시를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송 원내대표는 이날 초·재선 의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18일 중진 의원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 소속 의원들의 여론 수렴을 거쳐 혁신위 구성을 밀어붙이려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
혁신위 구성 권한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당대표)에게 있다.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를 구성하려면 김 위원장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혁신위 구성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퇴임 후 ‘당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혁신위를 발족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면서도 방법론의 차이로 갈등을 증폭시킨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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