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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한전KPS, 고 김충현씨에 절차 무시하고 작업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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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김충현씨가 한전케이피에스 직원에게 하청업체 현장소장에게 작업의뢰서를 발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대책위 제공

2022년 8월 김충현씨가 한전케이피에스 직원에게 하청업체 현장소장에게 작업의뢰서를 발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대책위 제공


지난 2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충현씨의 사망사고를 수사하는 고용노동부가 작업지시 주체 확인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원청으로부터 직접 작업지시를 받아 왔음을 드러내는 증거가 추가로 공개됐다.



17일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가 공개한 김씨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보면, 김씨의 원청업체인 한전케이피에스(KPS) 직원들이 수시로 김씨에게 작업지시를 해왔던 것으로 나타난다. 한전케이피에스의 ‘공작기계 정비절차’대로라면 긴급·돌발 작업이 아니고는 한전케이피에스가 하청업체인 한국파워오엔엠에 작업지시서를 발행한 이후, 작업 전 안전회의(툴박스미팅·TBM) 등을 거쳐, 한전케이피에스의 승인 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김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김씨가 한전케이피에스 직원에게 작업 결과를 보고하거나, 티비엠 일지에 서명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어려차례 발견된다. 지난 3월10일 김씨는 한전케이피에스 직원에게 “과장님 티비엠 일지 사인을 받아야 작업 가능합니다. 지나시는 김에 일지 사인 좀 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비슷한 취지의 대화들이 이어졌다. 원칙적으로 김씨는 한전케이피에스가 아닌 한국파워오엔엠 관리자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데도, 일상적으로 원청의 직접 지시를 받았던 것이다.



김씨는 작업절차 무시에 대해 한전케이피에스에 항의하기도 했다. 2022년 8월 한전케이피에스는 김씨에게 “외주 가공 하고 싶은데 너무 긴급 건이고 주말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작업을 요청했다. 김씨는 품질문제가 발생할 우려 때문에 작업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한전케이피에스 직원은 “감독사에서 책임질 것”, “감독하고 다 협의했다”며 작업을 요청했다. 이에 김씨는 “가공을 진행한다면 (한국파워오엔엠) 소장님을 통해서 업무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며 “전 소장님 업무지시에 따라 작업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화 내용상 ‘감독사’는 한전케이피에스의 원청인 서부발전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종합하면 한전케이피에스는 원청인 서부발전의 요청에 따라 외주업체에 맡겨야 하는 가공작업을 자신의 직원도 아닌 김씨에게 직접 지시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실질적인 작업 지시와 승인, 책임 협의가 서부발전 감독과 이뤄졌다면, 이는 단순한 하청(한전케이피에스) 문제가 아닌 원청(서부발전)이 개입된 구조적 강요였음을 의미한다”며 “수사당국은 이 지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감독의 정체와 지시권한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2주 만인 지난 16일 노동부는 원청인 서부발전과 한전케이피에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노동부는 서부발전의 작업지시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서부발전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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