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
“국내 인공지능 전공자 수는 적지 않지만 기업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가 많지 않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
“미국은 인공지능 톱티어 인재의 초봉이 40만달러(약 5억4천만원) 수준이다 보니 국외로 가는 인재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공지능학과 교수)
이재명 정부가 40대 민간 전문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인공지능) 혁신센터장을 초대 대통령실 에이아이미래기획수석에 임명하는 등 정부 주도로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지만, 이를 실행할 인재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싱크탱크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는 17일 ‘한국의 고급 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24년 인구 1만명당 인공지능 분야 인재 순유출은 0.36명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인공지능 연구소’의 ‘인공지능 인덱스 보고서 2025’ 내용을 근거로 삼았다. 인구 1만명당 국외로 유출된 인공지능 분야 인재 수가 국내로 유입된 인재 수보다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한국의 인공지능 인재 순유출 규모는 2022년 0.04명, 2023년 0.3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더 많아진 것이다. 2020년(0.23명)과 2021년(0.04명)에는 순유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인재 유출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8개 회원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했다. 룩셈부르크가 인구 1만명당 8.92명 순유입으로 인재 유입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독일은 2.13명, 미국은 1.07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전문 인력 유출입을 따지는 ‘두뇌 수지’ 적자 폭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9년 12만5천명이던 해외 유출 전문 인력은 이용 가능한 가장 최신 자료인 2021년에 12만9천명으로 4천명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전문 인력은 4만7천명에서 4만5천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들어온 인력에 비해 나간 인력의 규모가 더 커져 ‘두뇌 수지’ 적자도 늘었다고 했다. 또 “국내 과학자의 해외 이직률(2.85%)이 외국 과학자의 국내 유입률(2.64%)보다 0.21%포인트 높아 전반적으로 순유출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인재 유출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 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꼽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인공지능 공약을 통해 인재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병역특례 확대를 꼽기도 했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에이아이 연구원 교수는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핵심 연구자였던 뤄푸리(31)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젊은 나이에도 20억원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연구자의 경력·직책에 관계 없이 능력에 따라 페이(급료)를 지불하는 실리콘밸리식 문화가 한국에는 없다”고 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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