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남아공·호주 정상과 악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서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왼쪽 사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캘거리 김호영 기자 |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신속하게 정상화됐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통상 국가인 대한민국이 국제 관계를 잘 발전시켜야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더 원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로 향하며 던진 일성이다. 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에 도착해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며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12·3 비상계엄 이후 멈췄던 한국의 정상외교가 7개월 만에 정상 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첫날에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협력 지평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것처럼 외교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6일 정오께 캘거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회담장으로 달려가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렸다.
취임 후 첫 번째 정상회담 상대는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 파병국인 남아공과 한국이 1992년 수교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면서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이며 한국의 아프리카 진출 관문"이라고 운을 뗐다.
남아공 에너지·제조업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남아공 내 고용 창출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 투자와 진출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만나서 반갑다(Nice to meet you)"고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이어 "무지하게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며 "목소리를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젊고 미남"이라고 말하면서 친근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호주와의 정상회담도 경제협력에 방점이 찍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로 우리가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청정에너지와 핵심 광물 공급망뿐 아니라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에 자주포·장갑차 생산공장을 짓고, 24억달러(약 3조1400억원) 규모의 장갑차 '레드백'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방산 협력이 고도화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6·25전쟁 75주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호주군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웠다"면서 "경제협력 관계도 깊게 다져나가며 방산뿐 아니라 국민 사이에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첫날부터 남아공·호주와 연쇄 회담을 한 배경에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사이에서 통상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외교 다변화' 전략인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글로벌 사우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992년에는 6.1%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11.9%까지 치고 올라왔다. 2028년에는 13.5%를 기록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겨냥해 신남방정책을 펼쳤다면, 이 대통령은 글로벌 사우스로 협력 무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미국·중국·유럽에서 벌어지는 통상 전쟁을 놓고서는 공동 전선을 펼치고 공급망 재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우스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미국·유럽·동북아시아 등 선진국이 있는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와 대비된다. 주요 국가로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있다.
[캘거리 오수현 기자 / 서울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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