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전 국회의원 |
미국 국무부는 '정보분석 센터(Center for Analytics:CfA)'를 설립해 데이터 과학,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외교 의사결정 지원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전 세계 270개 외교 공관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보고서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제관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외교적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하는 상황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체계적인 정보 처리와 분석이 필수가 됐다.
AI 기반 외교정보분석 시스템의 핵심은 세 가지 주요 기능에 있다. 먼저 정보 수집 및 분류 기능으로, 외교 공관 보고서뿐만 아니라 뉴스 기사, 소셜 미디어 글, 학술 논문, 각국 정부 발표 등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한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이 방대한 정보들을 주제별, 국가별, 중요도별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효율적인 정보 관리가 가능하다.
두 번째는 정보 분석 및 요약 기능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수집된 외교 문서를 자동으로 요약하고 핵심 정보를 추출한다. 이를 통해 외교관들이 방대한 문서를 모두 읽지 않고도 핵심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주요 사건, 경향, 위험 요소 등을 정확히 파악해 외교적 판단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의사결정 지원 기능으로, 과거 유사한 외교적 상황과 그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외교적 대응책과 잠재적 결과를 예측하여 제시한다. 게임 이론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외교적 선택지의 가능한 결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보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양국 국경 지역의 군사 활동, 지도자들의 발언, 국제사회의 반응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조기 경보를 제공했다. 특정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 앞서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 관심사, 과거 전략 등을 분석 제공함으로써 협상단이 상대국의 입장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효과적인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효과는 매우 구체적이다. 정보 처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외교 관련 중요 사건에 대한 조기 감지 능력이 대폭 향상된다. 외교관들이 단순한 정보 수집과 정리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분석과 정책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지역과 주제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 크게 향상되어 보다 정교한 외교 정책 수립이 가능해진다.
시스템 구축 시 보안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민감한 외교 정보를 다루는 특성상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정부 내부의 폐쇄적인 대규모 언어모델 운영체계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밀의 유출을 방지하고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보안 인프라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은 미·중 경쟁의 심화, 복잡한 북핵 문제, 변화하는 한일관계 등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외교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반 외교정보분석 시스템의 도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구사항이 되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외교부뿐만 아니라 통일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검찰 등 다양한 국가 기관에서도 필요하고 또한 활용할 수 있다. 각 기관의 고유 업무 특성에 맞는 정보 분석과 예측 기능을 통해 국가 전체의 정보 분석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보다 정교하고 신속한 외교적 판단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새 정부는 하루빨리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김경진 전 국회의원 2016kimkj@gmail.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