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열린 서울대 공대 '이슈&보이스' 포럼 모습/서울대 공과대학 제공 |
서울대 공과대학이 공학 인재 양성을 위해 초우수 공학 인재 40명을 선발해 매년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한다.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은 새 정부에 AI 연구를 하는 신진 박사 200명에게 5억원 이상의 연봉과 주택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대 공대는 17일 오전 10시 30분 ‘도전·혁신 공학 인재 양성과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이슈&보이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서울대 공대가 이재명 정부 출범에 맞춰 공학 인재 양성 정책을 제시하고,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서울대 공대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이 발제를, 이광복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가 토론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는 박주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송재준 컴투스 GCIO 겸 크릿벤처스 대표이사, 신현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객원교수(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안상일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사)기술경영경제학회 차기 회장)가 패널로 참석했다.
김 학장은 이날 포럼에서 “‘세상을 바꿀 공학 혁신 인재 EXCEL(Education for X-Calibar Engineering Leaders)’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김 학장은 “과학기술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나는 안 해!’ 하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의 시도가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 정책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전체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서울대 공대의 ‘EXCEL 프로젝트’는 초우수 공학 인재 40명을 선발해 3년간 매년 2000만원의 장학금, 1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에 무전공 개념인 ‘학생설계전공’을 신설하는 것, 산업AI센터를 설립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김 학장은 “핵심은 초우수 공학 인재 40명을 어떻게 뽑을 것이냐”라며 “학부 성적, 대입 성적과는 다르게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학생, 엉뚱한 질문을 하더라도 포텐셜(potential) 있는 친구들을 뽑고 싶다”며 현재 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TF 구성에도 돌입했다고 했다. 이어 베트남 등 해외의 우수 인재들을 직접 인터뷰해 선발한 뒤 지원해 서울대로 편입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 학장은 “베트남 하노이 대학 등 외국 우수 인재들을 한국어로 교육시키고 한국 산업계에 계속 남아 일할 수 있는 친구들을 키우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36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는 서울대 공대 발전 기금을 활용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이날 김 학장은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에 무전공 개념인 ‘학생설계전공’을 신설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무전공이라는 걸 너무 학부 수준에만 갇혀 생각해왔던 것 같다”며 “공대 전문 지식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원에 들어와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를 만들어가면 어떻겠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 학장은 새 정부를 향한 제언도 밝혔다. 우선 국가 주도의 ‘AI 혁신연구원’을 만들어 신진 박사 200명에게 5억원 이상의 연봉과 주택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어 이공계 신입생의 1%에 해당하는 1000명의 초우수 인재를 매년 선발해 지원하는 ‘한국형 천인계획’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스탠퍼드 대학과 같은 ‘세계적 대학 10개 만들기’가 되도록 서울대 공대가 역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날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광복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많이 반영되면 좋겠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 10개 만들기와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신현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객원교수(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의대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공학 인재가 많아져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이 보장되고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거라는 걸 우리 국민들이 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심장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래서 공학이 산업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가 확실히 홍보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신 교수는 “공대 학생들이 ‘제 전공이 항공우주 분야 가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며 “교수들이 이런 부분은 직접적으로 코칭하기 힘들다. 대학이 기업체와 인터랙션(interaction)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형 천인 계획에 매우 공감한다. 인재에 있어서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한 인물인 일론 머스크도 사실 남아공 사람이다. 우리도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와 테슬라, Space X 같은 기업을 창업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영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