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LA 상대로 2-0 완승
7만여석 경기장은 불과 2만2천석 차
BBC "FIFA도 5만석 빈 건 당혹스러울 것...
학생들, 티켓 1장 사면 무료 4장 받아"
흥행 저조가 예고됐던 2025 미국 클럽 월드컵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축구팬을 거느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경기가 5만여 좌석이 텅 빈 채 진행돼 국제축구연맹(FIFA)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FC와 대회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4분 페드루 네트와 후반 34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연속골로 2-0 완승했다.
개편 전인 2021년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줬던 첼시는 니콜라 잭슨, 콜 파머, 모이세스 카이세도, 네투 등 주전 멤버를 모두 출격시켰다. 후반에는 지난 5일 3,000만 파운드(약 555억 원)에 영입한 리엄 델랍을 투입해 데뷔전도 가졌다. 첼시는 볼 점유율 65%로 앞서는 것도 모자라, 슈팅 수도 17회(유효슈팅 6회)로 7회(유효슈팅 4회)에 그친 LA FC와 큰 전력 차이를 보였다.
7만여석 경기장은 불과 2만2천석 차
BBC "FIFA도 5만석 빈 건 당혹스러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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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첼시와 LA FC의 2025 클럽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이 시작하기 전 선수들이 일렬로 서 있는 가운데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AP 연합뉴스 |
흥행 저조가 예고됐던 2025 미국 클럽 월드컵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축구팬을 거느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경기가 5만여 좌석이 텅 빈 채 진행돼 국제축구연맹(FIFA)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FC와 대회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4분 페드루 네트와 후반 34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연속골로 2-0 완승했다.
개편 전인 2021년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줬던 첼시는 니콜라 잭슨, 콜 파머, 모이세스 카이세도, 네투 등 주전 멤버를 모두 출격시켰다. 후반에는 지난 5일 3,000만 파운드(약 555억 원)에 영입한 리엄 델랍을 투입해 데뷔전도 가졌다. 첼시는 볼 점유율 65%로 앞서는 것도 모자라, 슈팅 수도 17회(유효슈팅 6회)로 7회(유효슈팅 4회)에 그친 LA FC와 큰 전력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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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첼시와 LA FC의 2025 클럽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이 진행되기 직전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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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LA FC의 2025 클럽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이 텅 빈 좌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AP 연합뉴스 |
반면 EPL 출신으로 토트넘에서 활약한 LA FC의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선발 출전해 첼시의 득점을 막아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또 0-1로 뒤져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올리비에 지루는 첼시(2018~21) 출신으로 친정팀과의 조우로 기대를 모았으나, '슈팅 수 0회'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첼시는 완승에도 텅 빈 관중석에 활짝 웃지 못했다. 경기 내내 중계 카메라에는 비어있는 빨간 좌석이 담겼다. 이곳 경기장은 7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이날은 불과 2만2,000여 명만 입장해 관중 모집에 실패한 분위기였다. 총상금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달해 '쩐의 전쟁'으로 흥행몰이를 할 것이란 FIFA의 착각은 썰렁한 경기장이 대변했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도 "경기장이 거의 비어 있었고 꽉 차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프로 선수다. 경기장이 꽉 찼을 때와 차지 않았을 때 상황과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애써 돌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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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엔소 페르넨데스(왼쪽)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FC와의 2025 클럽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 선수 사이를 돌파하며 슛을 시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그러나 경기가 열린 애틀랜타는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자랑하는 도시다. 이곳을 연고지로 둔 애틀랜드 유나이티드의 평균 관중 수는 4만4,000여 명에 달한다. 그런데 정작 세계적인 인기 팀인 첼시의 경기에 관중은 그에 반밖에 차지 않았다. 2년 전 이 경기장에서 열린 첼시와 뉴캐슬의 프리시즌 투어 친선 경기에는 7만여 관중이 꽉 찼었다.
영국의 BBC방송은 이날 텅 빈 관중석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BBC는 이날 "첼시가 5만 개의 빈 좌석 앞에서 경기를 치른 건 클럽 월드컵에 대한 무관심인가, 월드컵에 대한 우려인가"라며 "FIFA도 텅 빈 5만 좌석은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BBC는 "일부 보도에 따르면 마이애미 대학의 학생들이 14.7파운드(약 2만7,000원) 티켓 한 장을 사면 4장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리오넬 메시가 출전했던 인터 마이애미와 알 아흘리의 대회 개막전도 6만 석 경기장이 차지 않아, FIFA가 무료 티켓을 뿌려 겨우 채웠다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내년 북중미 월드컵의 흥행 여부와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FIFA의 마케팅 문제도 지적됐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조나단 태넌왈드 수석 축구기자는 "FIFA가 미국 각 지역에 클럽 월드컵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경기 티켓 가격이 너무 비쌌고, 애틀랜타까지 와서 봐야 할 이유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