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얌=신화/뉴시스]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중부 바트얌의 한 건물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돼 있다. 이스라엘 국영 칸TV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14명에 달한다. 2025.06.16.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해지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이 '이란 전쟁 금지법(No War Against Iran)'을 발의했다. 의회 승인 없이 연방 자금을 이란 공격용으로 쓸 수 없다는 게 골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을 중동 분쟁에 휘말리도록 만들지 않겠다는 조치다.
16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벌이는 데 연방정부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란 전쟁 금지법'을 다시금 발의했다"고 밝혔다. 2020년 당시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 등과 공동발의 했던 법안을 재발의 한 것.
샌더스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했고, 지역 전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의회는 네타냐후가 선택한 전쟁에 미국이 끌려들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전쟁과 평화의 권한을 국민이 선출한 의회에 위임했다"며 "대통령은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전쟁을 시작할 권한이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샌더스는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하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수조 달러가 더 낭비될 수 있으며, 더 많은 사망자와 갈등, 그리고 더 많은 피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상원의원으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미국이 또 다른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안 발의에 함께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미국이 언제 전쟁에 나설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네타냐후 정부가 아닌 의회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피터 웰치(버몬트) 의원도 "우리의 세금이 네타냐후가 선동한 또 다른 무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에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 지원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스라엘이 파괴하려 하는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은 산악의 지하 800m에 있는데, 이곳을 타격하려면 미국의 벙커버스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형 재래식 폭탄인 벙커버스터는 무게가 13.6t에 달한다. 때문에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 외에는 투하가 불가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작전계획을 승인해야 한다. 이 경우 중동 전쟁에 공식 참전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 밖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미국 병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 중이던 캐나다에서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한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상황이 이유로 제시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정상 만찬 후 떠날 것"이라며 "오늘 밤 워싱턴으로 복귀해 많은 중요한 문제들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하는 대로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조치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16일 테헤란에 거주하는 약 30만명에게 대피를 권고한 뒤 이란 국영 TV를 공습했다. 이 장면은 생방송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후 방송은 예비 스튜디오에서 이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 맞서 새벽 무렵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 내에서 최소 8명이 사망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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