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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원조 ‘미지의 서울’

조선일보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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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지의 서울' 포스터.

드라마 '미지의 서울' 포스터.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서로 인생을 바꿔 살아 보는 이야기를 그린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수 상위권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배우 박보영이 모범생 언니 미래와 쾌활한 동생 미지 1인 2역을 연기합니다.

독일 작가 에리히 케스트너의 소설 ‘두 명의 로테(Das doppelte Lottchen)’(1949)는 ‘쌍둥이 바꿔치기’라는 주제를 이야기로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내에는 1970년대 계몽사에서 ‘두 로테’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후 ‘헤어졌을 때 만날 때’(학원출판사 ABE 전집), ‘로테와 루이제’(시공주니어) 등 다양한 제목으로 소개됐습니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두 로테'.

에리히 케스트너의 '두 로테'.

부모가 이혼하며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맡겨져 자란 일란성 쌍둥이 루이제와 로테는 여름 캠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뮌헨에서 온 로테는 얌전하게 땋은 머리에 차분한 성품, 빈에서 온 루이제는 곱슬머리를 풀어헤친 왈가닥이지요. 쌍둥이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두 사람은 거울을 보는 듯한 서로의 모습에 당황하지만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캠프가 끝날 때, 자매는 헤어스타일도, 행선지도 바꿉니다. 루이제는 뮌헨의 어머니에게, 로테는 빈의 아버지에게 갑니다. 이들은 정반대 성품의 쌍둥이를 연기하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결국은 부모에게 정체를 들키게 됩니다. 이야기는 부모의 재결합이라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두 로테’ 뿐 아니라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1881)도 똑같이 닮은 두 소년이 처지를 바꾸며 각자의 삶을 이해하는 이야기입니다. 타인이 되어 살아보는 이야기는 대개 동경하던 남의 삶에도 짊어져야 할 나름의 십자가가 있다는 깨달음으로 끝납니다. ‘미지의 서울’ 역시 그런 이야기이고요.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그가 진 십자가의 무게를 가늠하고 연민하는 일과 맞닿아 있을 지도요. 곽아람 Books 팀장

'읽는 직업' 가진 여자의 밥벌이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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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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