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파이낸셜뉴스 언론사 이미지

탐스런 사과와 풍성한 잎… 조선의 색채를 담다 [이현희의 아트톡]

파이낸셜뉴스 유선준
원문보기
서구적 소재 그리던 이인성 작가
日 유학후 토속성과 결합해 표현
韓 근대기 미술의 ‘새 화풍’ 구축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 제공


혼란의 시기에 30여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간 탓일까. 시대의 천재로 불리었던 이인성과 관련된 것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조선의 지보(至寶)', '화단의 귀재(鬼才)'라는 수식어와 함께 남겨진 작품들만이 근대기의 치열한 삶을 살았던 작가의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예술세계를 짐작케 한다.

이인성은 풍요롭고 상징적인 색채와 뛰어난 감각으로 한국 근대기 미술에 있어 새로운 화풍을 구축하고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화단의 인정을 받았는데 1935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고향 대구로 돌아온 후에는 서구적인 취향이 반영된 실내나 정원을 소재로 하였던 이전과는 달리 향토적인 색채와 소재, 분위기를 담은 화풍으로 변모한다.

이는 일본 유학시절에 접한 서구의 인상주의와 야수파, 표현주의, 후기 인상주의의 화풍을 한국적 토속성과 결합시켜 구현한 작가만의 표현양식이었다. 그는 낭만과 허무가 공존하는 조선의 향토를 갖가지 상징과 희망의 은유를 더하여 연출했다.

향토적 소재와 색채에 대한 탐구는 점점 심화되어 빛과 그림자에 의해 변화되는 색채의 회화적 처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사과나무'는 이러한 경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부수적인 장식을 배제한 채 대지에 올곧게 서 있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묘사했다.

화면 하단에는 자갈과 모래가 많은 충적 분지의 지역적 특성을 두텁게 배치했고, 수령을 가늠하게 할 만큼의 과실을 맺은 사과나무에 화폭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여 자연물을 중심으로 빛에 대한 해석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공간감 등에 대한 연구를 보여준다.

풍성한 나뭇잎과 사과들이 탐스럽게 열린 모습은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표현, 감각적이면서도 한국의 색채를 담은 향토적 색감으로 심화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함축하고 있다.


이현희 서울옥션 아카이브팀장
#나뭇잎 #사과나무 #색채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2. 2쿠팡 ISDS 중재
    쿠팡 ISDS 중재
  3. 3평화위원회 출범
    평화위원회 출범
  4. 4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5. 5이수혁 팬미팅 해명
    이수혁 팬미팅 해명

파이낸셜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