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3선’ 송언석, 국힘 새 원내대표…안정 택했으나 개혁파와 충돌 불가피

[이데일리 조용석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 주류지역 TK(대구·경북) 지역구 3선인 송언석 의원이 선출됐다. 안정과 정책 능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안의 전당원 투표 등을 요구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및 친한(친한동훈)계와는 상당한 마찰도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를 열고 송 후보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송 원내대표는 투표에 참여한 106명 중 60표를 획득, 김성원(30표)·이헌승(16표) 의원을 제치고 결선투표 없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2위인 김성원 의원과 득표 차이가 두 배로 사실상 완승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결선투표 없이 당선…안정·정책능력 ‘방점’ 찍은 듯

이번 선거는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도권·친한계(친한동훈)인 김성원 의원이 당 주류인 범친윤계(친윤석열)·TK인 송 원내대표보다 우세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으나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 이날 김성원 의원은 원내대표 투표 전 토론회에서 “송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국민이 생각할 때는 수도권을 홀대하는 것 아닌가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고도 했으나 의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했다.

극단적인 여대야소 상황에서 송 원내대표가 다른 후보보다 효과적인 대여 공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크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2차관을 역임한 송 원내대표는 경제 및 정책 전문가로, 원내대표를 보좌하는 원내수석부대표도 경험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예산은 숫자로 표현되는 정책”이라며 “1년 365일 24시간 예산감시체제를 운영하겠다. 감시체계 통해 이재명 정권서 혈세가 어떻게 낭비되는지 매의 눈으로 짚어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출마일성으로 △탕평인사, 적재적소 인사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 경청 △그림자 내각 (Shadow Cabinet) 설치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또 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 혁신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언석(오른쪽부터), 이헌승, 김성원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조기전대’ 강조…당원 여론조사도 ‘사실상 반대’

다만 송 원내대표는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김 비대위원장과는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21대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규명과 당무 감사 △당론 투표 시 당심과 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 직전에도 5대 개혁안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준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여러차례 전당대회를 최대한 빨리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9월초 전당대회’를 제안한 김 위원장과 의견이 대립한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다”며 “당의 안정적 리더십 구축을 위해 당원과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부가 신속히 출범해야 한다는 의원들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사실상 9월 전당대회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당선 후에도 “전당대회는 조기에 하자는 의원들 견해가 많다”며 “그래서 조속히 정리를 해서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조기에 전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지금 당원투표를 진행할 경우 발생할 또 다른 분열이나 갈등 등의 문제는 혹시 없는 지 짚어볼 것”이라고 사실상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1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지난 6개월을 국회의원 포함해 국민과 함께 계속 활동했다. 뒤늦게 당론에 반대 했을 때 그간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동지들의 노력들은 어떻게 되나”라며 “한번 더 고려해야 한다”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