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4.6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돌반지 받는 것도 미안”···한 돈에 65만원, 불안한 중동 정세에 치솟는 금값

경향신문
원문보기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주얼리금거래소 골드팡 종로직영점에 금 관련 상품이 전시돼 있다. 문재원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주얼리금거래소 골드팡 종로직영점에 금 관련 상품이 전시돼 있다. 문재원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가뜩이나 불안한 중동 정세가 더 악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끝 모를 금값 이제는 축하의 의미로 작은 금반지를 선물하는 일도 큰 부담이 됐다. 친척, 지인의 아기 돌잔치 등을 앞두고 서울 종로 금은방을 찾은 시민들은 “큰맘 먹고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서 지난 14~15일 만난 상인들은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금값이 또 올랐다”며 “오늘이 제일 쌀 때”라고 말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금 1g 가격은 15만530원으로, 순금 한 돈(3.75g)을 사려면 약 65만5000원이 든다. 1년 전보다 50.9% 올랐다.

금값 고공행진에 한 돈짜리 반지의 자리를 반 돈(1.875g)이나 1g짜리 반지가 대신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예전 이야기다. 일부 소매 업체에서는 0.5g짜리 돌 반지도 판매 중이다. 종로에서 귀금속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5년 전에 비해 한 돈짜리 돌 반지를 사가는 고객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친구 아기의 돌 반지를 보러 용인에서 왔다는 신모씨(37)는 “3년 전에는 금 한 돈에 30만원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60만~70만원을 줘야 한다”며 “받은 게 있으니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친한 친구 아니었으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치품인 금반지 특성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뚜렷해졌다. 종로에서 20년째 귀금속 도매업을 하는 고모씨는 “물가와 경기까지 안 좋으니 여유 있는 사람은 투자 가치까지 보고 더 사들이지만, 여유 없는 사람은 두 돈, 석 돈짜리 아기 팔찌도 (사기)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첫 손녀의 돌 선물로 금 10돈을 계약한 김영희씨(57)는 “손녀의 첫 생일을 맞아 돈을 줄 생각이었는데, 현금보다는 기념도 되고 재산 가치도 있는 금이 낫겠다 싶어 600만원 정도 들여 샀다”며 “금을 30년 만에 샀는데, 12배 정도 오른 걸 보고 물가 상승률을 체감했다”고 했다. 반면, 다음 주 조카 돌잔치에 가는 취업준비생 윤모씨(29)는 “한 돈짜리는 부담스러워서 1g짜리 돌 반지를 봤는데, 부피가 커 보이게 하려면 공임비가 더 들더라”며 “그냥 현금으로 대신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한 육아카페에는 지난 13일 “아기 돌을 앞두고 금값이 너무 올라서 양가 부모님께 금 대신 현금으로 달라고 말씀드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적당히 올라야 금을 금으로 돌려줄 생각도 할 텐데, 이 상황에 금을 받는 것도 미안하다”, “조카한테 받았던 반지 그대로 물려줬다” 등 반응도 이어졌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윤영호 통일교 의혹
    윤영호 통일교 의혹
  2. 2롯데 교야마 영입
    롯데 교야마 영입
  3. 3월드컵 베이스캠프 선정
    월드컵 베이스캠프 선정
  4. 4손흥민 트로피
    손흥민 트로피
  5. 5정유미 검사장 인사취소 소송
    정유미 검사장 인사취소 소송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