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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실 때 얼굴 붉어지는 ‘진짜 이유’ 알고 계셨나요?”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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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시 얼굴 붉어지는 증상, 단순한 반응 아닌 유전적 효소 결핍에 의한 생리적 경고
유전적 특성 지닌 사람은 음주 통해 ‘아세트알데히드’ 축적…암 발생 위험 커질 수 있어
음료·탄산수와 섞어 마시는 방식으로 증상 완화…가장 효과적 예방법은 음주 피하는 것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현상이 단순한 체질 반응이 아닌 위장·췌장 등 상부 소화기관에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스코틀랜드의 응급의학 전문의 마이클 므로진스키(Michael Mrozinski) 박사는 16일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해로운 수준으로 축적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장기적으로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

므로진스키 박사는 “이 물질은 특히 위, 식도, 췌장 등 상부 위장관에 큰 해를 끼친다”며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위암, 식도암, 췌장암 등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비롯해 두통, 메스꺼움, 심박수 증가 등 다양한 숙취 증상이 나타난다.

유전학·영양 전문가 이아니스 마브로마티스(Ioannis Mavromatis) 박사도 “이러한 증상은 음주 직후 빠르게 시작된다”며 “열감, 두통, 어지러움 등과 함께 심할 경우 구토, 심계항진, 호흡곤란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얼굴 붉어짐 반응은 유전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시아인에게서 특히 흔한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2)’ 유전자 결핍이 주요 원인이다. 이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세트알데히드가 효과적으로 분해되지 못해 체내에 축적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DNA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대장암, 간암, 식도암, 유방암, 구강암, 후두암 등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효소 결핍이 단순히 얼굴이 붉어지는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건강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므로진스키 박사는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반응이 나타난다면 자신의 음주 습관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가족력 등으로 암 위험이 높은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양 전문가 이사벨라 라모스는 “보드카, 위스키, 럼 같은 고도수 증류주는 아세트알데히드 축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레드와인이나 수제 맥주처럼 발효 부산물(콘제너·congener)이 많이 함유된 술도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증상이 심한 사람은 음료를 마실 때 무알코올 음료나 탄산수와 섞어 마시는 방식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음주를 줄이거나 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음주 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유전적 효소 결핍에 의한 생리적 경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사람은 음주를 통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면서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아시아인에게 흔한 만큼 더욱 신중한 음주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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