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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내 물속에서 녹아 사라지는 '마법 같은' 전자소자

머니투데이 박건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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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생분해 전자소자 개발…전자폐기물 대안 전망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일회용 군사 정찰 기기 등 활용

국내 연구팀이 3일 만에 물에 녹아 사라지는 생분해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사진은 녹색 잎 위에 위치한 소자가 물 속에 완전히 녹아 없어진 모습. /사진=KIST

국내 연구팀이 3일 만에 물에 녹아 사라지는 생분해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사진은 녹색 잎 위에 위치한 소자가 물 속에 완전히 녹아 없어진 모습. /사진=KIST



국내 연구팀이 72시간 내 스스로 물에 녹아 사라지는 생분해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전자기기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조상호 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박사, 주용호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공동연구팀이 물에 담그면 수일 내 완전히 분해되는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응용 화학국제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4월 게재됐다.

전자폐기물은 스마트워치, 피부 부착형 스마트 패치 등 쓰다 버린 전자기기를 말한다. 전자소자는 소재 특성상 자연에서 생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버려진 채 쌓여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 몸속에 삽입해도 될 정도로 생체 적합성과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물에 담그면 생분해되는 새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

물에 녹는 전자소자를 개발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지만 대부분 정보 저장 기능이 없거나 성능이 낮았다. 또 반복적인 물리적 변형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KIST 연구팀은 정보 저장이 가능한 기능성 분자인 유기화합물 'TEMPO'를 기반으로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카프로락톤(PCL)'과 결합한 새로운 분자 구조 'PCL-TEMPO'를 설계했다. 이 구조는 하나의 분자 내에서 전기적 신호를 저장하고 자연 분해 기능까지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실제 소재를 적용해 메모리 소자를 제작한 결과, '꺼짐'과 '켜짐' 상태를 100만 번 이상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신호 구분 성능을 보였다. 또 데이터를 최소 1만초 이상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250회 이상 구동하거나 30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구부려도 성능이 낮아지지 않았다.

KIST는 "뛰어난 내구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유기전자소자"라며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일회용 헬스케어 모니터링 기기, 수술 후 자연 분해되는 이식형 센서, 일회용 군사 정찰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로 활용할 경우 기기가 체내 삽입 후 스스로 소멸하기 때문에, 환자가 별도의 제거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를 이끈 조 박사는 "고성능 유기 메모리 소자에 물리적 소멸 기능을 통합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자가 치유 기능, 광반응 기능 등을 결합한 '지능형 소멸 전자소자'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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