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코리안 6/14] ② '이제는 2세대가 주역'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 어중수

[앵커]
뉴질랜드 한인 사회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30년이 넘는 한인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민 2세, 그것도 30대 젊은 청년이 한인회장에 선출된 건데요.

주인공, 어중수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뉴질랜드 남섬의 중심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30여 년의 한인 이주 역사 속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태어나 자란 이민 2세대, 30대의 어중수 씨가 17대 한인회장에 선출된 겁니다.

[어중수 /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 : 안녕하세요. 17대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회장 어중수 사이먼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1991년 창립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크라이스트처치와 캔터베리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대변해온 단체입니다.

그동안은 주로 1세대 이민자들이 중심이 되어왔는데요.

어중수 씨의 선출은 처음으로 2세대 리더가 등장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박노철 / 크라이스트처치 동포 : (30년 전에 주로 이민 온 사람들은) 45세부터 50세가 가장 많은 세대가 왔었거든요. 그때. 지금은 우리 그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같은 경우에는 평균 나이가 32세래요. 굉장히 젊죠. 그만큼 한인사회가 뿌리가 내려졌다는 거죠.]

[이효리 / 크라이스트처치 동포 : (젊은 한인회장의 장점은) 요새 애들도 같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도 참여해야 한인 (정체성) 자체를 알잖아요. (그러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뉴질랜드에서 이렇게 계속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중수 회장은 크라이스트처치 시청에서 대외협력 담당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직자로서, 그리고 한인 사회의 리더로서 행정과 문화, 지역사회 전반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송파구와 크라이스트처치의 자매도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양 도시 간 교류를 꾸준히 이어오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2019년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기 참사 이후에는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시민단체 '인커먼'에서 다문화 사회의 통합과 공존을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새뮤엘 마셜 / 크라이스트처치 시청 국제관계 자문관 : 어중수 씨는 한인회 회장으로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양한 행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한국의 날' 행사도 정말 성공적이었어요. 한인회장의 역할과 시청의 국제관계 자문관의 책임을 균형 있게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자, 인간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분입니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는 활동은 최근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공원에 전통 정자를 세운 프로젝트인데요.

한국전쟁에 참전한 6천여 명의 뉴질랜드 용사를 기린 이 정자는 양국 간의 역사적 연대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중수 /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 : 좀 전통적인 게 있을까 했는데 그 전통 정자 생각이 나더라고요. 더 의미를 주자, 그래서 우리 이제 참전 용사분들을 위한 전통 정자를 짓자 해서 시작된 거예요.]

한인회장으로서 어중수 씨가 가장 강조하는 건 바로 '세대 간의 연결'입니다.

차세대가 자연스럽게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갖고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중수 /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 : 아마도 이거는 모든 한인의 공통점일 건데요. 차세대 어린 친구들이 더 한인회랑 한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서 차세대와 차세대를 위한 프로젝트,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민 1세대가 다져놓은 기반 위에서 이제는 2세대가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 한인 사회.

어중수 회장의 등장은 단지 젊은 한인회장의 출현을 넘어, 한인 공동체가 더 넓고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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