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조사한 14개국 중에서 한국이 '재정적 한계로 출산을 포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전 세계적으로 저출생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재정적 한계로 출산을 포기하는 나라' 1위에 올랐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지난 10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를 통해 14개국 성인 남녀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출산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대상 국가에는 저출생 현상이 심각한 한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선진국과 세계 최고 출산율을 자랑하는 나이지리아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출생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도 응답자 대부분은 '자녀를 2명 이상 갖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경제·사회적 이유로 출산을 포기했거나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출산 가능 연령대 응답자의 18%는 자신이 원하는 자녀 수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11%는 자신이 원하는 자녀 수보다 적은 자녀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재정적 한계로 아이를 낳지 않았거나 낳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58%)이 가장 높았다.
이어 △2위 남아프리카공화국(53%) △3위 태국(51%) △4위 모로코(47%) △공동 5위 브라질·인도네시아(39%) △공동 7위 미국·인도(38%) △9위 멕시코(35%) △10위 헝가리(34%) △11위 나이지리아(32%) △12위 이탈리아(29%) △13위 독일(25%) △14위 스웨덴(19%)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는 주거 문제와 양육 환경도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혔다. '높은 집값과 임대료 등 주거 문제'(31%), '부족한 양질의 양육 선택지'(28%) 항목에서 한국은 모두 1위로 조사됐다. 각각 14개국 평균(19%, 12%)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UNFPA는 "일각에서는 저출생 책임을 젊은 세대의 출산 의욕 저하로 돌린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실제 사람들이 출산을 원하지만, 이를 실현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이 문제라는 걸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나탈리아 카넴 UNFPA 사무총장은 "문제는 출산 의지가 적은 게 아니라 선택지가 부족한 것"이라며 "가족친화적 정책, 유연한 노동 환경, 경제적 지원, 실질적 양성 평등 등 사회적 해법이 시급하다. 유급 육아휴직과 저렴한 난임 치료 등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 저출생 회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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