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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위가 중국에 기회? 中전문가들 "이럴 때 관세협상 속도를"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우경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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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황에 백악관 관심 분산...런던 프레임워크 최종 합의가 미국 정부에 큰 도움 될 것"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방 당국의 이민 단속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101 프리웨이 고가도로에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2025.06.10  /AFPBBNews=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방 당국의 이민 단속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101 프리웨이 고가도로에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2025.06.10 /AFPBBNews=뉴스1


미국 내에서 LA(로스앤젤레스)발 시위 충격파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이 사안이 미·중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변화하면서 뜻밖에 빠른 미·중 긴장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13일 오후 중국 관영언론들은 일제히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LA 동원을 불법으로 판결한 사실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연방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방위군 일부를 연방화한 것은 불법이며, 지휘권을 주지사에게 신속히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이후 항소법원은 이 판결 집행을 일단 중지시켰다.

LA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며 시작된 시위는 일주일 째 이뤄지고 있다. 14일(미국 현지시간)엔 전국적으로 약 2000여곳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가 예정돼 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전부 장관이 "각 도시의 위협수준에 따라 사전 (병력)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터라 격렬한 충돌이 우려된다.

이 가운데 중국 내에선 미국 내에서 고조되는 긴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를 본토로 돌리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미국 내 복잡한 정치상황을 감안해 대미 전략을 짜야 한다는 거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팡중잉 쓰촨대 교수는 중국 현지 언론에 "현재 미국의 국내 혼란은 백악관의 관심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할 수밖에 없으며, 하원에서 의석을 잃는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므로 지금 상황은 미중 간 긴장 완화나 관계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오커진 칭화대 교수 역시 지난 11일 발표한 칼럼에서 "미국은 진보에서 보수 지배로의 역사적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로부터 촉발된 정치적 충격은 진보진영의 지속적인 반발을 불러올 것이며, 이로 인한 미국 내 대립은 장기화되고 내부 투쟁이 미국의 대중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는 물론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 학계 전문가들은 일제히 미국 내 시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상황이 완전한 혼란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뿌리깊은 갈등이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될 상황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정치적 혼란이라는 기회가 왔을때 미국과 교섭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도 확산한다. 미중은 지난달 제네바 합의에 이어 최근 런던에서 제네바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틀) 구성에 합의했다. 추가 협상에 속도를 낸다면 각론에서 중국이 협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읽힌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거다.

스원훙 런민대 교수는 "트럼프 개인의 관심은 일시적으로 중국에서 멀어질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잠깐일 것"이라며 "트럼프는 매우 에너지가 넘치며 대중 문제를 다룰 행정부 구성원들은 아직 차고 넘친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상황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 상황에서 빠른 협상은 중국이 미국에 줄 수 있는 최상의 패가 될 수 있다. 팡중잉 교수는 "런던 프레임워크가 최종 채택된다면 이는 중국이 미국에 손을 내미는 것과 같다"며 "중국과의 합의는 미국이 일본이나 EU(유럽연합)과 협상하는 데 입지를 강화하고 국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미중 협상에 있어 그간의 미국 제국주의 대 중국의 독립운동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팡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오랫동안 미국을 바라보던 전통적 틀과는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며 "더이상 '중국을 파괴하고 싶어하는 제국주의 미국'이라는 시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을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의 상호주의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거다. 자오 교수 역시 "중국은 이런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이슈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과 외교도 보다 하방 중심으로 전환돼야 하며 주요 도시 및 지방정부 간 교류를 강화해 미중 간 사회적 공공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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