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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글로벌 리더십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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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과 '리더십'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외래어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이미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지구촌이 된 탓인지, 글로벌은 기업이나 학원 같은 교육기관 이름에 널리 쓰인다. 리더십 역시 뉴스의 주요 주제이자 세상의 모든 조직과 구성원들에게는 영원한 관심사로 거론되는 단어다.

특히 대학에는 '글로벌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 세대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고받는 환경인 글로벌, 그리고 사회생활의 중요한 수단인 리더십에 대해 교육하고 통찰을 제공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2031년 창학 100년'을 향하고 있는 우리 학교도 이런 기조에서 움직이고 있다. 학교의 상징색인 녹색을 적용한 학교의 슬로건 '건국, 세계를 이끌 녹색의 물결'에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함의를 분명하게 담았다.

그럼 글로벌 리더십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과 스펙을 갖고 있는 사람이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사람일까? 외국어를 뛰어나게 잘하는 리더, 최소 해외 대학에 교환 학생이라도 다녀온 사람, 해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다만 이런 요소는 글로벌 리더십을 이루는 데 필요한 조건 중 하나일 수는 있다.

나는 대학에 몸담은 이후 교수로서, 총장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공통점이 보였다. 글로벌과 리더십은 전혀 동떨어진 단어 같지만 그 특징과 본질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신화 속의 야누스가 앞뒤 다른 얼굴을 가졌지만 한 몸인 것처럼, 또 빛은 파동으로도 입자로도 규정될 수 있지만 그 고유의 성격에 변함이 없는 것과 같다.

우리 학교는 교환 학생이나 해외 복수 학위 제도 외에도 학생들이 글로벌 능력을 키워 갈 수 있는 여러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을 선발해 미국 CES쇼와 실리콘밸리의 기업·현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2년 이상 온·오프라인으로 교류하며 건축 작품도 만든다. 수의대 학생들은 미국 현지 의료기관에서 임상 실습을 경험하고, 해외 석학이나 기업인을 학교로 초청해 교류하고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 기회를 통해 성장하고, 놀라운 발전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언어 능력보다 더 중요한 공통점이 있었다.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협업과 협력을 즐기는 개방성, 눈앞의 현상을 넘어 그 이면을 깊고 멀리 보는 통찰력,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이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부족함도 있지만, 이런 성향의 학생은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했다.


이런 특징은 리더십과도 맞닿아 있다. 건국대 석좌교수를 겸하고 있는 샘 리처드 미국 펜스테이트대 교수는 "리더십은 한 가지 방식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좋은 리더십의 3가지 요소로 협력적인 자세, 명확한 계획과 주장, 팔로어십의 겸비를 꼽는다. 내가 앞서 주목한 개방성, 통찰력, 소통 능력이라는 성공 요소들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

글로벌 리더십의 얼굴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지만 분명 스펙은 아니다. 누구나 지금부터 노력하면 조금씩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태도이자 의지다.

[원종필 건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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