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1 °
뉴시스 언론사 이미지

"외딴 섬 같은 나도 빛날 수…" 방탄소년단·아미 '52㎐ 고래', 정확한 헤엄의 실험

뉴시스 이재훈
원문보기
[K팝 情景] 13일 킨텍스서 열린 데뷔 12주년 기념 '2025 BTS 페스타'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고양=뉴시스]이재훈 기자 = "론리 론리 론리 웨일(Lonely lonely lonely whale) / 이렇게 혼자 노래불러 / 외딴 섬 같은 나도 / 밝게 빛날 수 있을까 // 론리 론리 론리 웨일(Lonely lonely lonely whale) /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 대답 없는 이 노래가 / 내일에 닿을 때까지"(방탄소년단 '웨일리언 52(Whalien 52)' 중)

이 넓은 바다 그 한가운데 나즈막히 외롭게 말을 하는 고래 한 마리가 이번에도 찾아왔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3일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펼친 데뷔 12주년 기념 '2025 BTS 페스타(FESTA)' 한복판에서 헤엄 치고 있었다.

방탄소년단 응원봉 '아미밤'의 대형 조형물(ARMY BOMB PHOTO SPOT)과 함께 이번 페스타의 상징이 된 고래 조형물(WHALE PHOTO SPOT)은 그렇게 최근 군대에서 외롭게 노래하던 RM(김남준)·뷔(V·김태형)·지민·정국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팬덤 '아미'를 말 없이 이어줬다.

고래는 방탄소년단과 연관이 깊은 상징이다. 방탄소년단 앨범에서 고래가 직접적으로 언급된 대표곡 중 하나는 2015년 11월 발매한 미니 4집 '화양연화 pt.2' 수록곡 '웨일리언 52(Whalien 52)'다.

RM·슈가·제이홉 등 팀의 래퍼 라인과 하이브 방시혁 의장·방탄소년단 전담 피독 프로듀서 등이 협업한 이 곡의 제목은 고래를 뜻하는 '웨일(Whale)'과 우주인을 가리키는 '에일리언(alien)'의 합성어다.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52는 '52 헤르츠(㎐) 고래'를 상징한다. 고래는 보통 주파수 12~25 헤르츠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2 헤르츠 고래'는 이들보다 2배 이상 높은 주파수인 52 헤르츠로 소리를 내 대다수의 고래와 소통이 힘들고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린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은 '화양연화 pt.2' 발매 직전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연 단독 콘서트 2015 BTS 라이브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기자회견에서 해당 곡에 대해 "외로운 고래에 우리를 빗댄 노래다. 우리 이야기라 더 애착이 간다"고 했었다.

2020년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세븐(7)' 수록곡 '위 아 불릿프루프 : 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 뮤직비디오에도 고래가 등장한다. 세상이 시련을 주더라도 일곱 멤버들이 함께 이겨내겠다고 노래한 곡이다. 기존 콘서트에서도 이 곡을 부를 때 고래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럼 문학평론가인 신형철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처럼 말해볼까. RM이 이날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데뷔 12주년 기념 소감을 남기면서 좋아한다고 고백한 영화 평론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의 저자다. RM은 신 교수의 글을 일부 인용하면서 "정확하게 사랑받고 정확하게 사랑하는 것 불가능해보이는 그 일을 늘 해내보고 싶었다"고 했다.

신 교수는 문학(글쓰기)의 근원적인 욕망 중 하나는 정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라고 했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을 쓴다는 것이다. 신 교수가 얘기하는 '정확한 문장'은 문법적으로 틀린 데가 없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문장"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파하지 않지만,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고 쓴다.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입장을 위해 줄서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고양=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2025 BTS FESTA)를 찾은 팬들이 입장을 위해 줄서고 있다. 2025.06.13. jini@newsis.com


아마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관계 역시 그러할 것이다. 서로에게 '정확한 사랑' 표현을 할 수가 없어서 노래를 부르고 듣는 것일 게다. 신 교수가 문학은 언제나 '근사치'로만 존재하는 것이라는 표현할 걸 빌려오면, 노래 역시 감정의 근사치로만 작동한다. 근데 근사(近似)는 '아주 비슷함'이나 '거의 같음'을 뜻한다. 방탄소년단이 표현하는 노래에 자신의 감정을 근사치로 느끼는 아미들은 수백만 아니 수천만이 될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근사치가 모이면 어떤 흐름의 절대값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20도가 훨씬 넘는 땡볕 아래에서도 설레는 표정으로 킨텍스에 들어가기 위해 수평선처럼 길게 줄을 서 있는 다양한 국적의 아미들을 보고 느낌 심정이다. 그래, 이걸 '정확한 사랑의 실험'을 가져와 '정확한 헤엄의 실험'이라고 하자.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정확하게 가닿기 위한 대기. 전날 한국에 와 명동역 인근에 숙소를 잡고 이날 아침 일찍 GTX를 타고 킨텍스에 왔다는 일본 아미 요오리 씨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혼자 노래 부르고 있어도 외롭지 않다"고 했다.

같은 날 킨텍스 인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제이홉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제이홉 투어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j-hope Tour 'HOPE ON THE STAGE' FINAL)'도 관람한다는 브라질에서 온 지오바나 씨는 "이미 솔로 활동 중인 진 씨는 물론 전역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객석에서 우리랑 같은 노래를 부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2. 2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3. 3김소니아 더블더블
    김소니아 더블더블
  4. 4심형탁 하루 매니저
    심형탁 하루 매니저
  5. 5김설 영재원 수료
    김설 영재원 수료

뉴시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