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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수집가가 남긴 보물들

매일경제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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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2
김인혜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만1000원

살롱 드 경성2 김인혜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만1000원

"황천(黃泉)에 있는 친구를 일으켜 악수하는 것과 같이 기쁨과 슬픔이 한량없다." 오세창(1864~1953)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고 이 같은 감상평을 남겼다. '세한도'의 진정한 가치는 70㎝ 남짓한 작은 작품 다음에 펼쳐지는 장장 14m 길이의 중국과 조선 문인 20명의 감상평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감상평 말미에 추사가 죽고 한참 후인 1949년에 쓴 오세창의 글이 있다. 오세창은 여러 대에 걸쳐 역관을 지낸 중인 가문 출신이었다. 그는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 언론인이었다.

오세창이 한 일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처럼 예술가를 후원하고 작품을 수집했다. 그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근역의 고대 유물을 연구하고, 옛 글씨인 전서(篆書)를 되살리려 애썼다. 오세창은 조선인 화가의 이름을 부활시키기 위해 '근역서화징'을 출간했다.

오세창과 그의 아버지 오경석이 수집한 수많은 조선의 회화, 서예, 인보 등은 현재 여러 공공박물관에 보존돼 있다. 정몽주 이후 1136명의 글씨를 모은 '근묵'이나 조선시대 회화 작품을 수집해 수록한 화첩 '근역화휘' 등은 진정한 보물이다. 오세창을 비롯해 한국 근대 예술가 23명의 삶을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다양한 작품과 함께 소개했다. 이응노, 전혁림, 남관, 변관식, 원계홍, 윤형근 등 난세의 구한말 우리 고유의 미(美)를 지켜낸 한국화의 거장들과 개화의 물결 속 첫길을 낸 근대미술의 선구자들까지 모두 담겼다. 이 책은 2023년 8월 출간된 '살롱 드 경성1'에 이어 2로 나왔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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