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저케이블 훼손 中선장에 징역 3년 선고

핵심요약

정박 금지 해역서 닻 내린 뒤 운행해 해저케이블 절단
대만 당국, 민간 동원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 의심

대만 해양경비대 제공

중국 선박에 의한 대만의 해저케이블 절단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대만 해저케이블 절단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선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남부 타이난지방법원은 통신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된 중국 국적의 남성 왕위량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프리카 토고에 등록된 화물선 '훙타이58'호 선장인 왕 씨는 선원을 시켜 지난 2월 22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정박 금지 해역인 베이먼 외해 5해리(9.26㎞) 지점에 닻을 내렸다.

이렇게 닻을 내린 상태로 화물선을 운행해 대만 제3 해저케이블이 절단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만 해안경찰은 훙타이58호를 나포해 언팡헝으로 압송해 조사를 벌였다.

해경 측은 "선원 8명은 모두 중국 국적"이라면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색지대 전술은 직접적인 군사 공격은 피하면서 민간 등을 동원해 상대국에 피해를 주는 전술이다.

왕 씨는 자신의 행위가 고의가 아닌 직무상 과실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통신 두절 위험이 초래되고 1700만 대만달러(약 7억 8천만원)의 수리 비용이 발생했다며 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대만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대만 주변 해역에서 모두 36건의 해저케이블 파손 사건이 발생했으며, 2023년에는 역대 최다인 12건의 파손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음성 트래픽의 95%를 14개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무력 침공 등 유사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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