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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간호사 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

동아일보 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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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파라다 김, 서울 전시회
파독 간호사의 딸 헬레나 파라다 김 작가의 ‘간호사와 학’(2025년). 초이앤초이 갤러리 제공

파독 간호사의 딸 헬레나 파라다 김 작가의 ‘간호사와 학’(2025년). 초이앤초이 갤러리 제공


빛이 바래고 벗겨진 사진처럼 그림 속 한복이 둥둥 떠 있다. 사진 속 여성은 빨간 치마를 펼쳐 보이며 포즈를 취했지만 그림 속에서 그는 희미한 흔적만 남았다. 배경엔 삼베 같은 질감만 도드라져 얼핏 동양화처럼 느껴지는 작품.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헬레나 파라다 김 작가의 신작 ‘베로니카’다. 한국인 어머니의 가족사진 앨범에서 발견한 사진들에서 얼굴을 지운 ‘한복’ 연작 중 하나다.

김 작가의 개인전 ‘빛이 머무는 시간’이 서울 종로구 초이앤초이 갤러리에서 지난달 개막했다. 김 작가는 한국인 파독 간호사 어머니와 스페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랐다. 아마추어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유럽 전통 회화 기법을 배웠는데, 이를 한복이나 불화 등 한국적인 소재나 기법과 결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머니가 동료 간호사들과 학 병풍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이나 함께 독일로 온 이모들의 모습에서 출발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가장 큰 작품인 ‘스텔라 마리스’는 조선시대 신부의 혼례복인 활옷에 르네상스 시대 그림 속 ‘성모자’를 결합했다. 부부의 금실, 다산, 장수를 상징하는 봉황, 연꽃이 화려하게 수놓아진 활옷 한가운데 그려진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따뜻한 축복의 기운을 극대화한다. 2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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