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까지 진입한 시위대…되살아나는 '폭동 트라우마'

[앵커]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LA 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대가 한인타운까지 진입했습니다. 많은 한인들이 과거 LA 폭동을 떠올리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홍지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차량 수십 대가 뒤엉켜 있고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밤 10시가 가까워진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곳 한인타운에는 수백 명의 경찰이 배치돼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다운타운이 봉쇄되자, 반이민 시위대가 이곳까지 몰려든 겁니다.

시위로 혼란한 틈을 탄 약탈과 폭력 범죄를 막기 위해 LA 시내에 내려진 야간 통행금지령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300여 명 규모의 시위대가 한인타운을 가로질렀습니다.

[루시 앤/반이민 시위대 : 우리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시위는 계속될 것입니다.]

멕시코 국기를 휘두르고, 오토바이로 굉음과 연기가 나자 시위대는 흥분했습니다.

제 머리 위로는 헬기가 떠 있고 인파가 몰려들자 경찰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한 취재진이 경찰 가까이 다가가자, 경찰이 총을 겨우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쏘지 마세요! 우린 항복하잖아요. 공격적인 쪽은 당신들이에요!]

경찰은 인파가 모여들자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며 시위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경찰 : 즉시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바로 체포하겠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시위는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시위대를 본 한인들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제이크 리·소피 박/LA 거주 : (시위대가) 너무 가까이까지 다가왔으니까 걱정도 많이 되고 이 커뮤니티 안에서 싸우고 있는 게 슬픈 일인 거 같아요. 92년도에 폭동이 있었다 보니까 그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좀…]

LA 폭동 당시 경찰력이 관공서와 백인 거주지역에 집중됐고 한인타운은 치안 공백 속 폭력에 노출됐습니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내 중심에 경찰이 몰린 사이 또다시 한인타운이 표적이 되진 않을까 한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엑스 'Right_Now_Views'·유튜브 'NBCNews']

[영상취재 김예현 / 영상편집 박주은]

홍지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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