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인 백해룡 경정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과 관련해 합동수사팀 출범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석열 정권에서 불거진 '세관 마약밀수 사건 수사외압 의혹' 당사자인 백해룡 경정이 검·경 합동수사팀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혹에 연루된 검찰의 수사 참여로 공정한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백해룡 경정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 특검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수사팀을 꾸린 건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10일 검찰·경찰·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 등 20여 명 규모로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팀'을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지휘한다. 2023년 세관 마약 의혹을 수사했던 백 경정의 영등포서 수사팀 팀원도 합동수사부에 참가한다.
백 경정은 "동부지검 합동수사팀이 출범했지만 검찰은 나에게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화곡지구대와 동부지검이 굉장히 멀다. 나를 계속 불러대며 진을 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공보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서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지난해 7월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합동수사팀에 본인이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당시 이끌던 수사팀원들이 합류한 데 대해서 백 경정은 "애초에 그들은 지원하지 않았다"며 "세관 피의자들을 혐의가 없다고 종결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자기 의사로 수사팀에 합류할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나를 알게 돼 좋았다던 수사관 중 1명은 이제는 나를 알게 돼 불행하다는 얘기도 했다"며 "이 사건을 맡으면서 시작된 불편에 그들에게 너무 미안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또 "그들을 합류시킨 건 '백해룡 수사팀' 일원도 함께 수사하고 있지 않냐는 정당화를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백 경정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이창민 변호사는 "중앙지검·인천지검에서 세관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정황이 있다. 남부지검에서도 영장을 계속 반려하며 세관 피의자들에게 시간을 준 것으로 의심된다"며 "수사 대상인 검찰이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하게 되면 셀프 수사밖에 되지 않는다. 특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던 백 경정은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의 약 74㎏ 필로폰 밀반입 사건을 수사하던 중 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백 경정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하던 중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경찰, 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고 수사가 중단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조병노 경무관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했다. 또 당시 영등포서장이던 김찬수 총경으로부터는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