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겪는 문제 중 하나는 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 계약과 관련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준비대행업과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피해상담건수는 2021년 790건, 2022년 1117건, 2023년 129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1월에 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필수옵션을 기본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하여 별도항목으로 구성한 조항, 옵션의 가격(추가요금) 및 위약금 세부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한 조항, 과도한 위약금 조항, 부당한 거래책임 면책 조항, 부당한 양도금지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을 시정했다.
그러나 결혼준비대행시장에서 불공정한 약관이 사용되면서 소비자 피해는 계속 발생했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표준약관이 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월간 실태조사를 기초로 4월 3일 서비스 내용 및 가격 정보 제공·위약금 기준 구체화·이용자의 청약철회권 등이 포함된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예비부부는 표준계약서를 통해 합리적인 결혼준비대행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표준계약서의 내용에 다소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부 개정이 필요하다.
첫째, 청약철회권에 관한 내용이다. 표준계약서에서는 청약철회권의 행사 기간에 대해 계약서를 교부받은 날부터 7일 또는 14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법에서는 그 기간을 계약서 교부 및 재화 등을 제공받은 날부터 7일 또는 14일로 정하고 있다. 표준계약서의 내용은 전자상거래법 등의 내용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다. 웨딩 앨범의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촬영은 소비자의 개별 주문에 따라 제작하는 재화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동의에 따라 청약철회가 배제되지만, 청약철회를 인정하고 있다.
또 표준계약서에서는 특수거래 외의 방식으로 결혼준비대행계약을 체결한 소비자에게 청약철회를 인정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상반된다. 따라서 표준계약서의 청약철회에 관한 내용은 전자상거래법 등의 내용과 합치하게 개정되어야 한다.
둘째, 사업자의 계약위반에 따른 소비자의 위자료에 관한 내용이다. 표준계약서에서는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뤄진 경우, 정신적 고통이 회복된다고 규정해 사실상 사업자의 계약위반에 따른 소비자의 위자료 청구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준비대행계약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인과 관련된 계약이다. 사업자의 계약위반 시 예비부부와 가족의 정신적 고통은 매우 크다. 이를 일반 물건에 대한 매매계약과 같이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또 이를 특별손해로 인정하는 것도 결혼준비대행계약의 성격과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표준계약서의 내용 중 소비자의 위자료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결혼준비대행시장에서 소비자보호와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제정된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는 그 본연의 목적을 충실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약철회 및 위자료 부분에 대한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고형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