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주인공 의겸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웨이브 제공]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제 목표는 ‘국가대표’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불쑥 튀어나온 당찬 포부에 속수무책으로 ‘엄마 미소’가 흘러나왔다. “‘대한민국’을 너무 좋아해서”란 당황스러운 이유까지 듣고 나니, 과거 그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매력으로 ‘무해함’에 꼽았던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난 11일 배우 이정하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다. 작품 이야기부터 학창 시절 성적, 그리고 입대 계획까지. 방심할 틈 없이 답변 하나하나에 웃음이 나오는 인터뷰가 50분 내내 이어졌다.
“새로운 느낌의 연기 도전…지상 액션 편했다”
“저 정말 웹툰을 많이 봐요. 캐스팅 전부터 원작의 팬이었어요. 전작 ‘TEN’도 모두 봤는 걸요”.
이정하는 오는 13일 마지막화 공개를 앞둔 웨이브 오리지널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이하 원)에서 주인공 김의겸을 연기했다. 이은재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원’은 모범생 의겸이 새 학교에 전학 간 후 싸움의 재능을 깨닫고, 강윤기(김도완 분)와 ‘하이스쿨 히어로즈’를 결성해 일진 무리들을 쓰러트려나가는 학원 액션물이다.
배우 이정하를 있게 해 준 드라마 무빙의 ‘봉석’이 이정하표 ‘무해함’과 같은 선상에 있는 캐릭터였다면, 의겸은 고등학생인 것만 같지 사실 전혀 다른 캐릭터다. 봉석은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날아올랐지만, 의겸은 자신을 의대에 보내려는 아버지의 억압이 키운 분노를 분출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웨이브 ‘ONE:하이스쿨 히어로즈’ 스틸컷 [웨이브 제공] |
이정하는 “처음에 ‘원’의 주인공이 됐을 때 내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서 “내게는 새로운 느낌의 도전이어서 (작품이 공개되기까지) 많이 기다려졌다”고 했다.
아무래도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액션이었다. 그는 이번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며 복싱, 주짓수 등 다양한 종목을 액션으로 펼쳐냈다. 액션스쿨에 살다시피하며 열심히 몸을 움직인 결과물이다.
이정하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짓수였는데, 그래도 (무빙 촬영처럼) 와이어에 매달려서 하는 것보다는 땅에서 액션하는 것이 편했다”면서 “촬영을 거듭할수록 점점 액션이 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다들 재능이 있다며 칭찬해주셨다”며 웃었다.
의겸은 싸움을 거듭해 갈수록 폭력에 젖어가며 ‘흑화’한다. 극중 ‘이걸재’(육준서 분)가 ‘나쁜 놈들과만 싸운다’는 의겸에게 “넌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고 묻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정의구현이란 이름으로 사적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정하는 “의겸은 공부 아니면 아버지로부터의 폭력이 전부였던 아이다. 공부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으니 남은 것이 폭력밖에 없던 셈”이라며 “의겸이란 캐릭터에겐 폭력이 주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극 연기, 기회 온다면 백번도 더 하고파”
무빙에 이어 다시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이제 배우 이정하를 생각하면 교복 입은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를 정도다. 배우로서 자신의 쓰임이 제한되지 않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그 고민을 시원히 해결해 준 것은 역시나 배우 선배들이었다.
이정하는 “지금껏 만났던 선배들이 전부 ‘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둬라’고 이야기해 줬다”면서 “무빙에서 차태현 선배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젠 계속해서 교복을 입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웨이브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주인공 의겸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웨이브 제공] |
모범생 의겸을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이 갑자기 학창 시절 성적 이야기로 흘러갔다. “수학문제 푸는 씬을 찍다가 아는 문제가 나와서 실제로 풀어봤다”는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다.
그는 “문제를 풀다 보니 정말 전교 1등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실제로는 암기과목을 잘했는데, 한국사는 전교 1등, 한국 지리는 전교 2등을 했다. ‘한국’이 들어가는 걸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사 특기(?)를 살려 사극 도전의 의지도 불태웠다. 이정하는 “사극을 한번 밖에 안해봤는데, 기회만 된다면 백번도 더 할 수 있다”면서 “‘주몽’은 송일국 선배를 뛰어넘기 어려우니 온조왕 역할에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27살. 배우로서의 고민도 있지만, 입대 고민을 피할 수 없는 나이가 됐다. 그는 “늘 준비돼 있다. 불러만 주시면 달려가겠다”면서 “주위에서 해군특수전전단(UDT)에 도전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마침 작품을 함께한 육준서와 UDT 생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이정하는 “활동이 많은 곳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자꾸 이야기하면 정말 거기(UDT)를 가야할 수 있으니 조심스럽다. 정말 많이 생각해보고 갈 때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봉석’ 만큼이나 ‘의겸’으로도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의겸이란 캐릭터가 싸움을 터득해서 발전해 나가는 캐릭터인 만큼 마지막화에서 기대 이상의 액션과 좀더 성장하고 멋있는 의겸이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