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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시설 확대하는데, 李 정부는 '대북 전단·방송 중단'... 유화책 통할까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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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1년여 만에 대북확성기 가동 중단
전단 살포 금지 이틀 만의 대북 메시지
IAEA는 "영변에 새로운 핵시설 보고"
"한층 정교한 대북 정책 요구되는 시점"


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6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대비 실제 훈련에서 확성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6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대비 실제 훈련에서 확성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은 지난해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통일부가 대북 전단 살포 단체에 공개적으로 중지를 요청한 지 이틀 만에 추가된 대북 유화 제스처다. 하지만 최근 영변 핵 시설 추가 설치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마이웨이'를 걷는 북한의 적대적 관계 설정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1일 "오늘 오후부터 전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치와 관련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남북 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 의지에 따라 이뤄졌다"며 "특히 북한 소음 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겪어온 접경지역 주민 피해를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군의 조치는 이 대통령의 남북 간 신뢰 구축 의지를 담은 대북 메시지이자, 새 정부 차원의 연쇄적 대북 유화 조치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가 최근 북한의 중대한 도발이 없었던 상황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이뤄졌으며, 남북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 회복에 물꼬를 트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앞서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하면서 "정책 상황과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엄중한 상황과 국민의 생명·안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9일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소음 방송 트는 北, 응답은 미지수



북한 노동신문은 2024년 9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연구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2024년 9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연구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이 대통령 취임 일주일 만에 강경 일로였던 윤석열 정부의 주요 대북 조치가 해제되면서, 북한이 이에 응답할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지난해 5월부터 오물·쓰레기 풍선을 살포하자, 6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북한도 이에 맞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는데,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까지도 접경지에서의 대남 '소음 방송'을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의 명분으로 삼던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대남 방송 명분이던 대북 방송이 중단됐지만 북한이 이에 '응답'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영변에 새로운 핵 시설 건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북유화 정책을 제시한 이재명 정부로서도 취임 초반부터 묵직한 고민을 떠안게 됐다.

앞서 9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영변에서 새로 건설하고 있는 건물을 주시하고 있으며 크기와 특징 면에서 강선 농축 시설과 유사하다”고 밝혔는데, 영변 원자로에서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강선에서는 지하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HEU)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인된 영변 신축 핵 시설은 HEU 생산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영변은 2019년 ‘하노이 노딜’로 잘 알려진 북미 정상회담 때 북한이 유엔 제재 해제 조건으로 폐쇄를 약속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폐쇄하려던 핵 시설이 더 커지는' 현재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 대북정책의 방법론 수준을 넘어 실제 정책 목표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더 고민하게 될 상황”이라고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기보다 (핵 보유를 인정하는) 현실적 타협을 원하게 될 경우, 한국이 북한은 물론 미국과의 대화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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