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서 이틀째 반이민 폭동…주택·차에 방화

10일 밤 북아일랜드 밸리미나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 [AFP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반(反)이민 폭동이 이틀째 계속됐다고 영국 매체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파스트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도시 밸리미나에서는 9일에 이어 10일 밤에도 후드와 복면을 쓴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경찰과 주택, 차 등을 향해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9일에는 경찰관 15명이, 10일에는 17명이 다쳤고 폭동 용의자 6명이 체포됐다. 주택과 건물 여러 채도 불이 붙고 파손됐다.

목격자들은 폭력 시위자들이 외국인을 겨냥했다고 언론에 전했다. 일부 주민은 자택 창문에 '영국인 가정'이라고 쓰인 종이나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붙여 뒀다.

이번 사태는 14세 남자 청소년 2명이 10대 소녀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어졌다. 피고인들의 이름과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지난 9일 법정에 영상 출석하면서 루마니아어 통역을 썼다. 9일 시작한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한 평화 시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폭동으로 번졌다.

현지 경찰은 "이번 폭력 사태는 분명히 인종적인 동기가 있고 우리 소수 민족 공동체와 경찰을 겨냥한 것"이라며 "인종주의 폭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피해를 본 주택 맞은편에 사는 루마니아 이주민 코넬리아 씨는 AFP 통신에 "많은 사람이 와서 그 집에 불을 지르려 했다"며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하는데 루마니아인이라 받아줄 곳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폭력 시위 [AP/PA 연합뉴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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