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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기술통제 완화 교환… 미중, 무역 전쟁 휴전 이행 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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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이틀간 20시간 고위 마라톤 회담
수출 통제 쟁점, 트럼프·시진핑 승인 남아
中, 희토류만으로 관세 낮추고 기술 확보


10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11일 미 연방의회 청문회 출석이 예정된 스콧 베선트(맨 앞 가운데) 미국 재무장관이 먼저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10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11일 미 연방의회 청문회 출석이 예정된 스콧 베선트(맨 앞 가운데) 미국 재무장관이 먼저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관세 부과와 수출 통제로 무역 전쟁을 벌여 온 미국과 중국이 긴장 완화와 지난달 휴전 합의 이행 보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틀)를 마련했다. 미국 기업의 자동차·반도체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공급 차단을 중국이 풀어 주는 대가로 미국은 중국인 유학생 수용 등 일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 제한을 완화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제네바 합의 복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양국 협상이 끝난 이튿날인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중국과의 합의는 완료됐고, 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승인만을 앞두고 있다"며 "영구 자석과 필요한 모든 희토류를 중국에 의해 '선지급'(up-front) 방식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로 미국이 중국 유학생의 자국 대학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55%의 관세를 중국에 적용하고, 중국은 우리에게 10%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미중 관계는 훌륭하다"고 적었다. 양국은 지난달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의 대중 관세율을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조정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해당 수치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 미국이 부과하던 20%의 관세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0일 영국 런던에서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제네바 합의와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합의 내용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일부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10일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고 이번 프레임워크를 소개하며 “중국의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수출 통제와 최근 도입된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해당 합의를 악수로 표현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각각 승인을 받은 뒤 그 프레임워크 시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희토류가 공급되지 않았을 때 미국이 취한 여러 조치들이 있었다”며 “그 조치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허가를 승인하면)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 측 대표 중 한 명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도 취재진에게 “양측이 프레임워크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이 전문적이고 이성적이고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며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증진에 기여하고 세계 경제의 발전에도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칫국 마셨던 미국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0일 중국과의 2일 차 무역 회담을 앞두고 영국 런던 협상장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0일 중국과의 2일 차 무역 회담을 앞두고 영국 런던 협상장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회담은 지난달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은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대폭 끌어올리자 희토류 7종을 대상으로 외국 반출 때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중국이 전기차 생산 등에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미국은 물론 유럽 자동차 업체까지 비상이 걸렸다.

이에 미국은 제네바에서 중국과 만나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포인트씩 확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합의 후에도 여전히 희토류 수출을 통제한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항공기 엔진 부품, 플라스틱 제조 필수 원료인 에탄 등을 중국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결국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한 결과 이번 런던 2차 회담이 열렸다.

추가 합의 내용 나올까


복잡한 구도는 아니었다. 애초 희토류가 필요한 미국이 적극성을 보이며 성사된 회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미국이 반대급부로 어느 정도까지 수출 통제를 완화하느냐가 관심사였다. 전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틀어막던 반도체 수출 해제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이틀간 20시간을 협상에 투입했다. 2일 차인 이날 협상은 밤 12시 직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트루스소셜을 통해 간략히 이뤄진 만큼, 추가적인 합의 내용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마라톤 협상이 높은 합의 수준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중국이 사용한 ‘원칙적 합의’ ‘허심탄회했다’ 같은 부정적 뉘앙스의 표현이 근거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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