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에서 4-0 대승을 거둔 뒤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와~~~.” 4만여 관중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후반 28분 전광판에 그의 얼굴이 비쳐서다. 선발이 아닌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에 섰지만 관중들은 그를 향해 이날 경기 중 가장 많은 환호를 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 손흥민(토트넘)이다.
손흥민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마지막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약 15분간 운동장을 누볐다. 그는 발 부상 여파로 이라크와 9차전(6일)에는 나서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100%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축구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손흥민의 역할이 컸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이번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 중 가장 많은 10골(2차 7골, 2차 3골)을 터뜨리며 조 1위(승점 22)를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은 2~3차 예선에서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는데, 손흥민은 후배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도왔다. 오현규(헹크)는 “(손)흥민 형이 ‘월드컵에 나가는 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 월드컵을 나가는 순간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연합뉴스 |
손흥민한테도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의미가 남다르다. 4번째 월드컵 본선 출전이 되는데, 1992년생으로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 처음 출전해 ‘월드컵 1호 골’을 터뜨렸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022 카타르월드컵 무대에 올랐다. 브라질에서는 조별리그 탈락 뒤 펑펑 울었고, 러시아에서도 조 3위 탈락으로 아쉬움을 곱씹었다. 카타르에서는 안와골절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는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의 16강을 이끌었다.
북중미월드컵에서 손흥민이 득점하면 한국인 역대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 보유자가 된다. 손흥민은 안정환(3골), 박지성(3골)과 이 부문 공동 1위다. 10일 쿠웨이트전에서는 A매치 134번째 출전을 기록하면서 이운재(133경기)를 넘어 이 부문 단독 3위가 됐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 즐겁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했지만, 부상으로 힘든 시간도 보냈던 그는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바랐던 우승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한해였다”고 했다. 팀 이적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서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다. 어디에 있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