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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성장시대 최저임금 14.7% 인상 요구하는 노동계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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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150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15% 가까이 올려달라는 말인데, 성장률이 0% 밑으로 떨어진 경제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올해 1%대 인상률과 최근 물가상승세를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요구다. 수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조차 감당할 수 없어 '나 홀로' 영업을 하거나 폐업을 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노동계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떼를 쓸 게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금 인상-자영업 대란-고용 위축 악순환이 굳어질 것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11일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1만1500원(월 240만3500원)을 요구했다. 올해 최저임금(1만30원)보다 14.7% 인상된 액수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한 뒤 노동계가 최초 요구안을 밝힌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노동계는 "지난해 생계비는 7.5% 인상됐는데 최저임금은 2.5% 올랐다"며 "2019년부터 5년간 이어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실질임금은 인상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상률 14.7%는 협상용이라고 해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추락했다. 소비와 투자, 수출 모두 부진했다. 일시적인 침체라고 볼 수도 없다.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메릴린치, 씨티그룹,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은 0%대 성장을 예측했다. 새 정부가 중심을 못잡고 노동계 요구에 끌려가다간 문재인 정부의 패착을 답습할 수 있다. 당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기조에 따라 첫해 16.4%를 시작으로 5년간 최저임금이 40% 넘게 올랐다.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에 내몰리고, 아르바이트생보다 적은 돈을 벌며 근근이 버티는 경우도 많다. 새 정부가 문재인 정부처럼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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