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현 기자]
네이버·카카오를 중심으로 IT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서며 인공지능(AI)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최인혁 복귀 반대 2차 집회
11일 네이버 노조는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 반대 집회를,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모빌리티 임금단체 및 협상(임단협)의 결렬로 인한 파업을 진행했다. 두 노조는 서로 연대에 나섰으며, IT 업계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 중인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산별 노조의 참여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를 중심으로 IT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서며 인공지능(AI)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최인혁 복귀 반대 2차 집회
11일 네이버 노조는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 반대 집회를,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모빌리티 임금단체 및 협상(임단협)의 결렬로 인한 파업을 진행했다. 두 노조는 서로 연대에 나섰으며, IT 업계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 중인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산별 노조의 참여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날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네이버 1784 본사 앞에서 '리부트(Reboot) 2.0-불통, 침묵, 퇴행을 거부한다'를 개최했다. 공동성명은 이번 집회를 두고 "단순한 인사의 복귀가 아닌 네이버의 조직문화와 윤리의식을 되돌아보는 변곡점이 될 것임을 상징한다"며 사측의 경영 활동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는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과 화섬식품노조, 직장갑질 119 등이 참여했다. 노조 측 추산 총 참여 인원은 250여명이다.
리부트 2.0 집회를 진행 중인 네이버 노동조합 / 사진=배수현 기자 |
이날 집회에서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공동성명은 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우리 네이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을 선언한다"며 "이는 경영진이 직원을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직원들도 만족하고 더 나아가 수천만 네이버 이용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 집회의 시작은 지난달 15일 최인혁 전 COO의 복귀로 인해 시작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이번 네이버의 신설 부서인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임명되면서 복귀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 대표의 복귀를 기점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부위원장은 "네이버는 최 전 COO의 복귀를 고수하며 이해할 수 없는 조직개편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네이버랩스에서는 재택 근무 제도인 커넥티드 워크를 폐기하고 전면 출근을 도입하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7월 2일까지 경영진의 응답이 없을 경우 3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5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며, 정치권으로도 이슈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카카오 노조 첫 파업에 조합원 15% 동참
이날 카카오 노조도 설립 후 첫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임단협 결렬로 인해 촉발됐다. 노조 측 추산에 따르면 조합원의 약 15%가 파업에 동참했다.
리부트 2.0 집회에 동참한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 사진=배수현 기자 |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카카오노동조합 최초의 파업은 모든 크루가 존중받는 일터, 공정한 보상이 실현되는 카카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함께 일하고 싶은 카카오 공동체를 위해, 그리고 모든 크루의 권리와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1시 30분부터 3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한 2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돼 오는 18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 25일에는 하루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성과를 외면하지 않고 합리적인 보상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대 크루유니언 사무장은 리부트 집회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한컴 등 판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경영진의 독단과 불통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리스크, 신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AI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창업주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직접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신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가 반대하는 최인혁 전 COO 복귀 역시 이 의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최 전 COO가 맡을 테크비즈니스 부문은 인도, 스페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헬스케어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는 역할을 맡는다. AI 시장 개척을 위한 선봉장 역할인 만큼 오랜기간 손발을 맞춘 '복심'인 최 전 COO를 앉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나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는 물론, 테크비즈니스 조직에 조직원이 배치될 경우 더 크게 반발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어 조직 개편에 난항이 예상된다.
AI 시대 갈 길이 바쁜 카카오 역시 노사 리스크 확산이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주주총회 기점으로 노사 합의가 완만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VX 등 계열사 임단협에서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카카오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파업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임단협 결렬로 인해 촉발된 만큼, 추후 계열사 간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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