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마리 남은 뿔제비갈매기 유전정보 알아냈다

전 세계 1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 바닷새 ‘뿔제비갈매기’의 유전 정보를 국내 연구진이 최근 완전히 밝혀냈다. 환경부 제공

전 세계 1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 바닷새 ‘뿔제비갈매기’의 유전 정보를 국내 연구진이 최근 완전히 밝혀냈다.

11일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뿔제비갈매기의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했다고 밝혔다.

뿔제비갈매기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대만 등의 무인도에서 서식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뿔제비갈매기를 야생 절멸 직전 단계인 멸종위기 ‘위급종’(CR)으로 분류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부 산하의 생물 관련 전문기관들이 협력을 통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한 유전 정보를 분석한 것으로, 해당 종의 기초 생물학 연구와 다양성 보전 연구에 필수적인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앞서 국립생태원은 2016년 전남 영광 육산도(무인도)에서 국내 최초로 번식을 확인한 뒤 10여년간 뿔제비갈매기의 국내 개체군 생태를 관찰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과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7월부터 뿔제비갈매기의 생태적·유전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약 11억7000만 개 규모의 염기서열을 염색체 단위로 완전하게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서식하는 뿔제비갈매기의 염기서열은 1만개 중 약 5개만 차이가 있어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제공

두 기관 연구진이 해독된 유전체 서열을 바탕으로 국내 개체군을 분석한 결과, 뿔제비갈매기의 염기서열은 1만개 중 약 5개만 차이가 있어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적인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자이언트판다(1만개 중 약 12개 차이)나 두루미(1만개 중 17개 차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국내 집단의 개체 수가 충분하지 않아 근친 번식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체 분석은 생물종의 디엔에이(DNA)에 기록되어 있는 유전 정보 전체를 알아내는 것으로, 개체 간 유전자 차이를 수치로 나타낸 염기서열 다양성이 낮을수록 유전다양성은 낮아진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뿔제비갈매기의 고품질 유전체를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 체계적인 복원 및 복원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