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혔나” 전남 비하 유튜버, 5·18재단에 돈 보냈는데…“받지마” 민원 속출

[유튜브 채널 ‘잡식공룡’]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라남도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맛집 소개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이 5·18기념재단에 사과와 함께 기부금을 전달했지만 “기부금을 거부하라”는 시민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측도 기부금 반환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기준 5·18기념재단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에는 “유튜버 잡식공룡의 기부금을 거부하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시민들은 “지역 비하 발언 유튜버의 재단 기부금 반환을 요청한다”, “전라도를 비하하고 조롱한 유튜버의 기부금을 받지 말아주세요”, “기부를 거부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또 “기부금은 반환하고 고소, 고발에 나서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유튜버 ‘잡식공룡’이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누리꾼 댓글. [온라인커뮤니티]

잡식공룡은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라남도 지역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쓴 글을 공유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공유된 내용에는 “전남 XX났음”,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어. 여행이나 비자 받고 가면 될 듯”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었고, 잡식공룡은 이에 “ㅋㅋㅋㅋ”라는 반응을 덧붙였다.

한 네티즌이 “전라도 왜 비하하셨나요?”라고 댓글을 달자, 그는 “(전)라도인임? 긁혔나 보네?”라고 답변해 논란을 키웠다.

이 지역은 제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89.04%의 득표율을 기록한 곳으로, 잡식공룡의 표현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비하로 해석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그는 유튜브 채널에 사과문을 올리고, 5·18기념재단에 500만 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도 함께 공개했다.

사과문에서 그는 “제가 올린 게시물에 지역 비하 표현,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내용이 있었다”며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얼마나 무지했고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닫게 됐다. 어릴 적부터 한쪽의 말만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편향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표현이 비하 발언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사용했다”며 “앞으로는 말 한마디, 게시물 하나도 더 조심하고 책임감 있게 다가가겠다. 또한 그릇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늘 주의하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잡식공룡은 현재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 모든 계정을 삭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