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남동부 그라츠의 한 고등학교에서 10일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를 포함해 11명이 숨졌다. 오스트리아 경찰이 사건 발생 후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오스트리아 남동부 그라츠의 한 고등학교에서 21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총 1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용의자는 과거 이 학교를 다녔던 청년으로,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이런 사건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경 그라츠의 드라이어쉬첸가세 고등학교에서 21세 남성이 무단으로 진입, 학생과 교직원을 향해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과 교직원 등 9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중상자 1명이 병원에서 사망하는 등 10명이 희생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대테러 특수부대 ‘코브라’ 등 약 300명을 긴급 투입했다. 경찰은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피시킨 뒤 학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학교 내 화장실에서 사망한 용의자를 발견했다. 용의자는 경찰이 도착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사망자 외에도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이 중 일부는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드라이어쉬첸가세 고등학교의 모습. /EPA 연합뉴스 |
용의자는 이 학교 출신의 21세 남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는 자신의 권총(글록)과 산탄총을 이용해 교실 두 곳에서 최소 40발 이상을 난사했다“며 “용의자 단독 범행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범행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서엔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안 슈토커 오스트리아 총리는 “그라츠에서 벌어진 이번 학교 총격 사건은 우리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국가적 비극”이라며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X에 “젊음과 희망, 미래의 상징인 학교가 죽음과 폭력의 현장이 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오스트리아에선 과거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수도 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총격 테러로 4명이 사망했고, 1997년 마우터른도르프에서는 한 정비공이 6명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총기 소유율이 높은 국가다. 2017년 기준 오스트리아의 총기 등록 수는 인구 100명당 30정에 달한다. 경찰은 “용의자가 소지한 두 자루의 총기 모두 최근에 합법적으로 등록된 무기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