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26.1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F-35·미사일 못 만든다… 美가 中 독점 희토류에 안달난 이유

조선일보 이철민 기자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코발트와 합금한 사마륨-코발트 자석, F-35에 약 25㎏ 들어가
비행 제어ㆍ레이더ㆍ전자전 시스템ㆍ전기 모터 등에 필수적
중국은 4월 초부터 미 첨단무기에 필수적인 7개 희토류 원소 수출 통제
미국의 첨단 전투기와 미사일, 탱크 등 주요 군사 장비 생산이 중국이 채광ㆍ정제하는 희토류 금속 7종 통제에 의해 크게 위협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미 군사매체 디펜스 원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4월4일 사마륨ㆍ가돌리늄ㆍ터븀ㆍ디스프로슘ㆍ이트륨 등 자국이 사실상 100% 채광과 정제를 독점하는 희토류 원소 7종에 대한 광범위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입 관세를 145%까지 올린 데 대해 보복 조치였다.

8일과 9일 런던에서 진행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해 집중돼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하고 “그가 희토류를 다시 수출하기로 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베이징 인민대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진찬룽은 “미국이 희토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안달이 났고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와 제트 엔진 수출을 통제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이 희토류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원소(REEㆍRare Earth Elements)는 명칭과 달리 그렇게 ‘희소’하지 않고 전세계에 분포돼 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 단독 원소로 존재하지 않고, 광물 속에 다른 희토류 원소들과 강하게 결합돼 존재한다. 따라서 희토류 광물을 채광한 뒤, 100여 단계의 화학 공정을 통해서 특정 원소를 분리ㆍ정제해야 한다.

중국은 17개 희토류 원소 중에서도, 자국이 전세계 ‘정제(refinement)’ 능력을 100% 독점하며, 미국의 방위산업, 특히 차세대 전투기용 고성능 자석 등에 필수적인 중(重)희토류 7종에 대해서만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통제했다. 다른 나라들도 정제를 하는 나머지 경(經)희토류는 수출 통제를 취하지 않았다.


이 7종의 희토류 원소들은 미국의 첨단 무기 제조에 필수적이다. 특히 사마륨은 전적으로 군사용으로만 사용된다.

예를 들어, 고열(高熱)을 견디며 강력한 자력(磁力)을 유지하는 희토류 원소인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은 전투기 제트 엔진, 항공요 전기 모터, 레이더 시스템, 유도 미사일, 전자전 장비 제조에 꼭 필요하다. F-35에는 약 25㎏의 사마륨이 들어간다.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미사일의 노즈 콘(nose cone)처럼 비좁은 공간에서 고속 회전하는 전기 모터의 열을 견디는 데도 필수적이다. F-35에는 대당 모두 417㎏의 희토류가 들어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트럼프가 지난 3월 F-22 랩터를 이을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로 발표한 F-47에도 사마륨을 비롯한 7종의 희토류 원소가 수십~수백 ㎏ 들어간다. 트럼프가 제6세대 스텔스 전투기 F-47 개발을 발표한 지 2주 뒤에, 중국은 중(重)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가 수출 통제를 한 7종 희토류에 포함된 디스프로슘과 터븀이 포함된 자석은 자동차 브레이크와 조향 시스템에 사용된다. 두 원소가 들어간 자석은 가솔린 엔진이 내는 열을 견딜 수 있지만 군사적 목적의 장치가 내는 열은 견디지 못한다.

4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마륨 공급 중단은 또 미국과 나토 국가들이 첨단 무기 재고를 재비축해야 하는 시기와도 맞물렸다. 이들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미사일 등 첨단 무기의 비축분이 크게 줄었다.

◇왜 중국이 정제를 독점하게 됐나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