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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위에 트럼프, 해병대까지 투입…군 작전 수준으로 격화

이데일리 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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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위군 4000명에 해병대 700명 투입…준군사 작전
트럼프 vs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뉴섬 간 충돌 표면화
트럼프 장남 ‘LA폭동 한인자경단’ 소환에..한인 불안
한인회 "트라우마 이용말라..엄청난 위험 초래할수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방성훈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사실상 준군사 작전 구역으로 바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9일(현지시간)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는 LA에 정예 전투자산인 해병대 700명을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미 투입된 주방위군 2000명에 더해 연방 병력이 추가되며, 사태는 한층 군사적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25년 6월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시위대가 팻말과 미국-멕시코 혼합 국기를 들고 연방청사 앞을 지키는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AFP)

2025년 6월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시위대가 팻말과 미국-멕시코 혼합 국기를 들고 연방청사 앞을 지키는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AFP)


주방위군 4000명에 해병대 700명 투입…준군사 작전

션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선임 보좌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연방 법 집행관과 연방 시설에 대한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캠프 페들턴 주둔 해병대가 LA로 출동 중”이라며 “질서 회복을 위해 약 700명의 현역 해병이 투입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설령 개빈 뉴섬 주지사가 이를 원치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법 집행관을 방어할 의무가 있다”고 단언했다.

미 북부사령부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해병대의 이동을 확인했다. 성명에 따르면 해병 제1사단 산하 제7연대 2대대 병력은 이미 가동 중인 ‘태스크포스 51’ 아래에서 운용되는 타이틀10 병력과 합류해 LA 내 연방 자산을 보호하게 된다. ‘태스크포스 51’은 국토 방어 비상사령부로 구성된 연합군 지휘체계이고, ‘타이틀 10’은 대통령이 주(州) 정부의 요청이 없더라도 주방위군이나 연방 병력을 주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된 연방 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강경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LA 시위 이틀째인 지난 7일 시위대를 사실상 폭도로 규정,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000여명 배치를 명령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캘리포니아 당국이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주방위군을 투입했다”며 “필요하다면 더 많은 병력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주방위군 병력을 4000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해병대에 추가 주방위군 병력까지 포함하면 총 4700명의 병력이 LA 시위 대응에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들이 침을 뱉으면 우리는 때릴 것이다”는 말로 LA 시위대를 폭도에 비유하며, 일말의 유화적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이 해병대를 국내에 배치한 사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9·11 테러 등 대규모 재난에 국한됐다. 국내 치안 유지 목적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 국방부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군병력이 직접 시위 진압을 하기보다는 연방시설 보호나 경계임무 등 보조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란법이 발동되면 군 병력이 민간 치안 활동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8일 엑스에 올린 게시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8일 엑스에 올린 게시물


트럼프 vs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 뉴섬 간 충돌 표면화

이번 해병대 투입은 단순한 치안 유지 차원을 넘어, 연방 정부와 민주당 주지사 간의 충돌을 정면으로 표면화시키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X를 통해 “미 해병대는 독재자의 환상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 국민과 맞서 싸우도록 훈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를 ‘도발’이자 ‘헌법 위협’으로 규정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둘러싼 국내 정치 갈등이 거리를 넘어 전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단적인 사례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일간 격화된 충돌 이후, 해병대 투입은 미국 내 긴장을 또다시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뉴섬 주지사와 론 본타 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주방위군 및 해병대의 주내 배치를 막기 위한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뉴섬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공포와 분노를 증폭시키고, 분열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장남 ‘LA폭동 한인자경단’ 소환에…한인회 “트라우마 이용말라”

LA시위대와 병력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LA한인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전날 X에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사진과 함께 “루프탑 코리안들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LA 폭동 당시 총기로 무장한 한인 자경단이 건물에 진지를 구축하고 옥상에서 방어하며 한인타운을 지켜낸 것을 의미한다.

LA한인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LA에서 아직까지 소요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소요 사태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엑스에 게재하는 경솔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대통령의 장남이자, 약 1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살얼음과 같은 지금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자칫 한인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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