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0.1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李 “라면 한개 2000원 진짜냐, 물가문제 국민 큰 고통” 대책 지시

동아일보 윤다빈 기자,세종=송혜미 기자,조응형 기자
원문보기
[이재명 시대]

비상경제 TF회의서 ‘고물가’ 직격… SNS엔 “물가 안정, 모든 수단 동원”

계엄 국정공백 틈타 먹거리 줄인상… 기업에 인하 요청-담합 조사 가능성

“국민 체감 효과 큰 물가 선택” 분석도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물가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라고 묻기도 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물가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라면 한 개에 2000원(도) 한다는데 진짜냐”라고 묻기도 했다. 뉴시스


“최근 라면 한 봉지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생필품 가격으로 국민 여러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직후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었다. 12·3 비상계엄 이전보다 가격이 오르며 서민 경제 부담으로 작용한 라면 값을 거론하면서 물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도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책임감도 각별히 가져달라”며 공직사회에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

● 李 “물가 현황, 대책 보고해달라”

이 대통령은 이날 TF 회의를 시작하면서 ‘2000원 라면값’을 화두로 꺼냈다. 그러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걱정되는 부분이 계란과 닭고기, 특히 닭고기는 브라질 쪽에서 순살치킨을 많이 수입하는데 여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가격) 급등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다”며 다음 회의 전까지 대책을 달라고 지시했다. 또 “장관들이 다 알기 어렵지 않으냐”며 향후 회의에 담당 차관이나 실·국장, 과장 등 실무자도 가능하면 대동하고 참석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도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물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에서는 정권 초 국민에게 체감되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물가 관리 대책을 꺼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요즘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게 경기 부양”이라며 “물가 관리 등을 통해 불경기 속에서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성과를 보여달라는 지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당 차원의 물가관리 TF를 통해 정부의 경기 회복 방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계란 한 판에 1만 원 시대, 이른바 ‘금란(金卵)’이 되는 등 먹거리 물가가 끝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며 “당정 협의를 통해 국민이 민생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 비상계엄 이후 초콜릿·커피·라면값 인상

이 대통령이 직접 먹거리 물가를 지적한 것은 전체 물가 상승률은 1%대로 떨어졌지만 비상계엄 이후 국정 공백을 틈타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물가 상승률(1.9%)을 2배 이상 웃돈 것으로,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6개월 새 2.7% 뛰었다. 반면 라면, 과자 등 각종 가공식품 원재료 물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세계 곡물 가격 지수는 6개월간 2.2% 하락했다. 유지류 가격 역시 국제적으로 7.3% 내려갔고 설탕 가격은 13.4% 급락했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데도 가공식품 가격은 오히려 비싸지고 있는 것.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가운데 지난해 11월보다 가격이 비싸진 품목은 52개였으며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인 품목도 19개였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2000원 라면’도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농심은 3월 라면·스낵 17종 가격을 평균 7.2% 올렸다. 이에 19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블랙을 포함해 2000원에 육박하는 농심 라면 제품은 10개가 넘는다. 오뚜기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서 진짬뽕 대컵, 열치즈라면 등이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식품 기업에 가격 인하를 요청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었는지 담합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는 달걀, 닭, 그 외 과일류 몇 가지는 정부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시드니 해변 총기 난사
    시드니 해변 총기 난사
  2. 2김성제 의왕시장 심정지
    김성제 의왕시장 심정지
  3. 3쿠팡 청문회 불출석
    쿠팡 청문회 불출석
  4. 4김종민 감독 여자부 최다승
    김종민 감독 여자부 최다승
  5. 5김혜경 여사 조계사 방문
    김혜경 여사 조계사 방문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