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종합)"사퇴해야" vs "버텨야"…국민의힘, 김용태 사퇴·쇄신안 두고 내홍 격화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국민의힘이 9일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고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여부와 쇄신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작심 발언을 꺼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당 개혁방안 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내일(10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결론을 낼 수 있는 부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 및 전당대회 개최 여부, 당 개혁안 실행 방안 등에 대해 전 당원 투표를 거쳐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선출된 당대표 체제에서 치를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할지를 포함해 제가 제안한 당 개혁안에 대한 신임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묻겠다"며 "안이 받아들여지면 계속 맡고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인 8일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수석부대표는 "김 위원장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전 당원 투표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는데, 많은 의원이 그 부분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임기를 6월 말까지로 결정했기 때문에 전 당원 투표로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많은 분이 말했다"고 전했다. 또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하면 (임기는) 6월 30일까지고, 그 후 비대위원장을 새로 선임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비대위 체제로 전당대회를 준비한다면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할 수도 있는데, 비대위원장을 선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 박 수석부대표는 "많은 분이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한두 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분이 9월 이전, 또 8월까지 전당대회를 빨리 개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에 대해 박 수석부대표는 "거의 모든 의원이 당무감사 실시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다만 그 취지에 대해서는 한두 분 정도가 당원들이 궁금해하니 밝힐 필요 있지 않냐 했는데 그걸 당무감사 형식으로 하는데 적절치 않다고 대부분 동의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박 수석부대표는 "당론 자체를 사후에 변경한 사례가 있는지, 또 변경했을 때 실익은 무엇이고, 그것(당론 변경)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당론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하는데 가능할지 등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정치적인 방법으로 녹여낼 수있는 다른 방안이 있는지도 내일(10일) 함께 검토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 종료 직전 자리를 빠져나간 김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죄송하다"며 "의원들이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의 사퇴 여부와 개혁안 등을 두고 갈등이 극에 달했다. 당 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한 우려를 표함과 동시에 사퇴를 요구했고, 친한(친한동훈)계는 김 위원장의 손을 들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발언을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침에 대해 "비상계엄과 탄핵은 한 세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순히 탄핵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대한 이견만으로 탄핵을 반대했던 건가.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뒤엎을 수는 없다"고 했다.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한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 개혁안 발표는) 비대위 의결이 없었던 내용"이라며 "지금은 집단 지성이 필요하고 강한 연대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숙고를 거치지 않고 발표하는 방식은 자칫 당내 분열로 비쳐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한계 우재준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위원장은 잘했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힘을 좀 많이 실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필요하다면 임기를 연장해 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최다선 조경태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 "'계엄 반대, 탄핵 반대'라고 이중적 논리를 이야기하는 의원들이 있다. 비상계엄을 반대했다면 탄핵에 찬성하는 게 옳았다"고 말하며 김 위원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 김 위원장이 오는 9월 초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본인의 임기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놓고는 "김 위원장이 직무를 계속하게 놔두는 게 그나마 국민의힘이 내란당의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을 수 있는 태도"라며 "우리 의원들이 동참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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