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현대제철 구조조정, 다른 제철소보다 센 이유는 [뉴스AS]

한겨레
원문보기
현대제철 건물 모습.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건물 모습. 현대제철 제공


국내 2위 철강기업 현대제철이 공장 가동 중단(셧다운),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유독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배경엔 내수 비중이 83%(지난해 기준)에 이르는 등 다른 회사보다 훨씬 더 국내 경기 상황에 민감한 사업 구조가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함께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저가 철강 문제가 겹치자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현대제철은 굴삭기용 무한궤도 사업을 39년 만에 접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이다. 앞서 4월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 철근공장 가동도 한 달간 중단했으며, 포항 2공장 역시 단계적으로 가동 중단을 추진 중이다. 또 희망퇴직, 임원 급여 20% 삭감 등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도 시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경영이 어려워진 이유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제철 매출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82.7% 대 17.3%였다.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내수와 수출 비중이 54% 대 46%인 것과 비교하면 내수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 두 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업체와 견줘서도 현대제철의 내수 비중은 큰 편이다. 동국홀딩스는 철강 수출을 전담하는 동국씨엠 계열사(수출 비중 63%)를 별도로 갖고 있으며,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세아제강의 수출 비중도 62%다.

현대제철의 내수 비중이 큰 것은 현대제철의 뿌리와 관련이 있다. 건축자재인 봉형강(철근·형강)을 위주로 생산하던 전기로 기반 업체에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고로 제철소로 확장하며 내수 위주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축 자재로 쓰이는 철강은 국가별 규격이 다른 탓에 기업들이 주로 내수용으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주요 제품군의 매출 내 비중은 판재류가 63%로 가장 크며, 그다음이 봉형강(29.7%), 반제품·부산물(6.3%), 중기사업(1.0%) 등이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것은 국내 경기 변동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건설 경기는 최근 몇 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고, 건설에 쓰이는 철근 수요를 줄였다. 철근 판매가는 현대제철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톤당 70만원 밑으로 떨어져 생산할수록 되레 손실을 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굴삭기용 무한궤도도 중국산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2년 전에 견줘 15%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1% 급감했다. 올 1분기 영업손익은 190억원 적자로, 지난해 4분기(-458억원)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다.

대책은 뭘까.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 경기 회복과 중국 철강 감산이 본격화할 때까지는 봉형강 감산이나 중기사업부 매각 등 사업 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수익성이 좋은 자동차 강판은 기술력을 강화해 글로벌 수출 판로를 확대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회복 등 국내 경기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3세대 강판 등 자동차 강판 기술력을 높여 현대차그룹 외 다른 완성차 기업에 대한 수출 비중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에 짓는 제철소도 국외 판매 확대 계획 가운데 하나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원숙 컨디션 난조
    박원숙 컨디션 난조
  2. 2윤정수 원진서 결혼
    윤정수 원진서 결혼
  3. 3통일교 특검 수사
    통일교 특검 수사
  4. 4박지훈 정관장 삼성 승리
    박지훈 정관장 삼성 승리
  5. 5김장훈 미르 신부 얼굴 노출 사과
    김장훈 미르 신부 얼굴 노출 사과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