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에 대한 질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편하게 치라는 배려였다. 노시환은 6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0.083에 머물고 있었다. 장타도 하나도 없었다. 급격한 슬럼프였다. 4번 타순이 주는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조금 더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겠다는 방안이었다.
그런 노시환은 7일 경기에서 모처럼 장타(2루타)를 때렸고, 노시환은 8일 광주 KIA전에서는 원래 자리인 4번 타순으로 돌아왔다. 팀의 믿음이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환이가 아직 100%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팀의 중심 타자에 대한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그 증거는 선발 4번 타순 복귀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악몽의 하루가 됐다. 이날 노시환은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함은 물론 연장 10회 끝내기 실책을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로서는 1패도 1패지만, 노시환이 받을 정신적인 데미지를 생각할 때 더 뼈아픈 패배였다.
그러나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가 없었다. 3회 무사 1루에서는 3루 땅볼에 머물렀다. 위즈덤의 실책으로 살아나기는 했지만 3루수 정면 타구였다. 4회 2사 3루 기회에서는 1루수 땅볼에 머물렀다. 7회에는 꽤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중견수의 수비 범위에 있었다.
이렇게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었던 노시환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6-6으로 맞선 연장 10회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연장 10회 선두 최원준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허용하고 쫓겼다.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정우주가 한준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1사 1,2루. 여기서 정우주가 고종욱을 3루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다.
사실 노시환이 최근 공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신임을 받고 있었던 것은 핑계를 대지 않고 수비부터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부진한 공격은 수비에도 영향을 준 모양새가 됐다. 평소에 잘 나오지 않는 송구 실책을,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 저질렀다. 올 시즌 10번째 실책이기도 했다. 9일이 휴식일이기는 하지만 한화는 노시환의 정상화라는 숙제를 풀어내지 못한 채 찜찜하게 일주일을 마무리했다.
노시환은 8일까지 시즌 64경기에서 타율 0.223, 11홈런, 41타점, 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6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제법 올렸고 홈런 페이스도 나쁘지는 않지만 타율이 너무 떨어져 있는 데다 노시환이라는 이름값과 기대치를 생각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어쩔 수 없는 팀 주축의 무게다. 악몽을 지워내고 다음 주부터는 정상 궤도에 올라올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화의 6월도 이 과제 풀이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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